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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 부인, 8년만에 자유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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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 부인, 8년만에 자유를 찾다

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8-07-11 03:00수정 2018-09-0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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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 노벨상 수상후 가택연금… 中정부 “치료차 獨 출국” 공식 확인
리커창 총리 獨방문과 시기겹쳐… “中, 무역전쟁서 우군확보 전략”

중국 정부로부터 국가전복선동 혐의를 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7월 13일 병사한 노벨 평화상(2010년)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가택연금 8년 만에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류샤는 10일 오전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을 출발해 핀란드를 거쳐 베를린에 도착했다. 류샤의 동생 류후이(劉暉)는 소셜미디어에 “누나가 베이징을 떠나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동안 수년간 누나를 보살펴주고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류샤가 본인의 바람에 따라 치료를 받으러 독일로 간다”며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민주 개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2009년 11년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간암 말기에 이르러서야 가석방돼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에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류샤는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직후 류샤오보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지난해 죽음을 앞둔 류샤오보와 수년 만에 재회한 뒤 남편을 임종하던 류샤의 앙상한 모습은 세계를 가슴 아프게 했다.

류샤는 남편 사망 뒤 독일 등 외국으로 가기를 원했고 미국과 독일 정부도 류샤의 출국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은 채 남부로 ‘강제 여행’을 보내는 등 외부와의 연락을 막았다. 류샤 지인들에 따르면 오랜 가택연금과 남편의 죽음으로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류샤는 수면제 없이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다.

출국이 번번이 좌절되자 최근 류샤는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 떠날 수 없다면 집에서 죽겠다. 죽는 게 사는 것보다 쉽다. 죽음으로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것보다 쉬운 건 없다”며 독일에 망명 중인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廖亦武)에게 말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그동안 류샤 출국 허용 요구에 귀를 막아온 중국 당국이 돌연 태도를 바꾼 배경에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독일 등 유럽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많다. 독일 정부는 외교관이 5월 베이징의 류샤 자택 방문을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류샤의 자유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실제로 류샤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독일을 방문해 “미국에 맞서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하자”고 주장하던 시기에 중국을 떠났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 총리가 8일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서 류샤 얘기를 꺼냈고 치료를 위해 곧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발 무역전쟁 반격에 함께할 우군이 절실한 중국이 류샤 출국이라는 선물을 줌으로써 독일에 “미국에 공동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화춘잉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고위급 방문(리 총리 독일 방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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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류샤오보#류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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