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사를 바꾼 포수 FA 이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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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동수-SK 박경완-삼성 강민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LG 김동수-SK 박경완-삼성 강민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포수는 KBO리그에서 귀한 포지션으로 대접 받는다. 타 포지션에 비해 정상급 포수를 키워내기까지 많은 출장경기수가 필요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경험을 쌓는 시간이 길어 포수 FA도 쉽게 나오지 않아 희소성도 높다.

그만큼 포수가 프리에이전트(FA)로 타 팀에 이적 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00년 시작된 FA계약에서 포수가 타 팀 유니폼을 입은 사례는 2000년 김동수(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 2003년 박경완(현대 유니콘스→SK 와이번스), 2012년 조인성(LG→SK), 2016년 정상호(SK→LG), 2018년 강민호(롯데 자이언츠→삼성)까지 단 5차례뿐이었다. 2009년 롯데는 두산 홍성흔을 영입했지만 마스크를 벗고 전문 지명타자로 변신한 후였다.

한국시리즈(KS)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은 FA제도가 도입되자마자 해태 타이거즈에서 투수 이강철, 그리고 LG에서 당대 최고 포수 중 한명이었던 김동수를 영입했다. 김동수는 삼성에서 진갑용과 치열한 주전 다툼을 벌였고 트레이드를 통해 SK를 거쳐 현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2003년 역대 최고 포수로 꼽히는 박경완은 현대를 떠나 SK와 3년 19억원이라는 그 해까지 총액기준 역대 2번째 대형 계약을 맺었다. SK에서 은사 조범현 감독과 재회한 박경완은 곧장 팀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이후 ‘SK왕조’의 주역이 된다.

박경완의 이적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현대의 몰락이 시작됐다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했다. 박경완은 1997년 쌍방울이 구단 생존을 위해 현대에 9억원을 받고 현금 트레이드 됐다. 2012년 LG 프랜차이즈 스타 조인성의 이적은 박경완의 은퇴를 앞둔 SK의 공격적인 투자였다. 2016년 LG도 보상선수 유출을 감수하고 정상호를 영입했다.

롯데를 상징했던 강민호는 지난해 삼성으로 깜짝 이적했다. 삼성은 강민호와 함께 투수 리빌딩에 뚜렷한 성과를 보고 있다. 반면 롯데는 극심한 포수난을 겪으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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