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톈진 강희대제’… 전북 최강희 감독, 중국 슈퍼리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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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여섯 개” 최강희 감독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경기를 마친 뒤 열린 2018 우승 기념행사에서 우승 여섯 번을 의미하는 별 6개가 박힌 모자를 쓰고 ‘엄지 척’을 하고 있다. 전주=뉴스1
“별이 여섯 개” 최강희 감독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경기를 마친 뒤 열린 2018 우승 기념행사에서 우승 여섯 번을 의미하는 별 6개가 박힌 모자를 쓰고 ‘엄지 척’을 하고 있다. 전주=뉴스1
“전북에 등 떠밀려 갑니다.”

K리그1 전북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 사령탑으로 옮긴다고 공식 발표한 22일 최강희 감독(59)은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이 말엔 역으로 자신이 너무 오래 전북을 맡으며 우승을 자주 하다 보니 구단 운영에 운신의 폭이 좁아 전북에 숨쉴 여유를 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 감독은 “솔직히 요즘 K리그에서 전북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팀이 어디 있나. 내가 있으면 전북에는 부담만 줄 수 있다”며 웃었다.

2005년 전북 수장에 오른 최 감독은 그해 FA(축구협회)컵에서 우승하는 등 9차례 트로피를 수집했다. 2006,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2009년과 2011년, 2014, 2015, 2017, 2018년 K리그 우승을 일궜다. 이런 최 감독이기에 톈진은 회장까지 직접 나서 최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중국 매체는 코치진까지 3년 연봉이 250억 원이라고 전했다. 최 감독의 연봉은 세금을 제외하고 약 50억 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 감독은 올 시즌까지 마친 뒤 톈진으로 떠난다. 최 감독은 “전북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팀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항상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들과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함께 극복하며 지지해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몸은 떠나도 언제나 전북을 응원하고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가슴속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전북에서 ‘한국의 퍼거슨’을 꿈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이끌며 리그 우승 13회, FA컵 5회 우승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처럼 되려고 노력했고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최 감독은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팬들과 소통했고 ‘봉동 이장’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최 감독은 우승도 많이 했지만 시스템 정착에 심혈을 기울었다.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결단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하우스도 세웠다.

하지만 최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전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우승은 전북’이라는 공식 속에서 나태해지는 자신에게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늘 “동기부여가 떨어질까” 두려워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나 스스로 나를 바늘로 찌르면서 버텨 왔는데 이제는 아파서 더 못 찌를 것 같다”고도 했다. 전북은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았지만 최 감독의 결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 최강희 감독이 전북에서 이룬 업적

▽통산 성적=227승 112무 101패

▽우승=K리그 6회(2009, 2011, 2014, 2015, 2017,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2006, 2016년), FA(축구협회)컵 1회(2005년)

▽수상=K리그 대상 감독상(2009, 2011, 2014, 2015,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2016년)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최강희 감독#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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