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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신수정]건축도 훌륭한 관광자원, 또 다른 한류 콘텐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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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신수정]건축도 훌륭한 관광자원, 또 다른 한류 콘텐츠 돼야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입력 2018-07-12 03:00수정 2018-07-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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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산업2부 차장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로 불린다. 안토니 가우디가 도시 곳곳에 남긴 건축물을 보러 수많은 세계인이 바로셀로나를 찾는다. 대표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매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곳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이들이 내는 입장료와 기부금만 연간 약 2500만 유로(약 328억7000만 원)나 된다. 1852년에 태어난 이 천재 건축가는 후손들에게 화수분 같은 선물을 남긴 셈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압도적이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밀라, 카사바트요, 구엘공원을 몇 년 전 바르셀로나를 찾아 실제로 봤을 때의 감동이란.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고 했던 그의 생각이 건축물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곡선으로 물결치는 가우디 작품들은 하나같이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최근 강원 원주시 한솔 오크밸리 내 깊은 산속에 위치한 ‘뮤지엄 산’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인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설계한 뮤지엄 산은 건축물 자체도 근사했지만 뮤지엄과 주변을 감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늘과 예술이 만나 교감하는 놀이터’라는 소개 문구가 빈말이 아님을 실감했다. 2013년 건축된 뮤지엄 산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가볼 만한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2016년부터 3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탁월한 건축물은 죽어가는 도시도 살리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일본의 나오시마(直島)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구리제련소에서 나오는 폐기물들로 버려진 섬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매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인기 있는 관광지로 변신했다. 쓰레기 섬을 문화예술의 섬으로 바꾼 주역은 ‘지추(地中)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같은 멋진 디자인의 건축물들이었다.

지난해 여행 전문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뽑은 미국의 인기 관광상품 1위도 시카고의 유명 건축물을 관람하는 유람선 투어 상품(Chicago Architecture River Cruise)이었다. 시카고의 마천루가 주는 감동은 천혜 자연이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중국, 두바이,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높이에 집착하며 초고층 빌딩을 경쟁적으로 짓는 것도 최고(最高) 건물을 소유한 국가라는 자부심과 관광 수요를 노려서다.

지난달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싱가포르도 창의적 건축물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곳이다. 열대 습지가 많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이 빈약한 싱가포르는 이를 개성 넘치는 디자인의 건축물들로 극복했다. 열대 과일 두리안 모양을 한 ‘에스플러네이드’, 영화 ‘아바타’에서 모티프를 얻은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해 화제를 모은 ‘마리나베이샌즈’ 등 싱가포르에는 한 번쯤은 직접 가서 보고픈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1334만 명이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서울 명동이고 이들에게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 건축물은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 4대 고궁 등이다. 한국 곳곳에 한 번쯤은 직접 가서 보고픈 건축물이 늘어나면 한류스타를 중심으로 한 쇼핑에만 편중된 한국 관광의 매력도가 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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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가우디#뮤지엄 산#건축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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