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청주함서 같은 이름·계급 ‘김선우 일병’ 3명 복무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0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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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기관병, 갑판병, 보급병으로 각각 청주함 근무

지난 19일 해군2함대 청주함에 동일한 계급과 이름을 갖고 있는 갑판병 일병 김선우, 보급병 일병 김선우, 추진기관병 일병 김선우가 청주함 앞에서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해군 제공) 2019.1.20/뉴스1 ⓒ News1
지난 19일 해군2함대 청주함에 동일한 계급과 이름을 갖고 있는 갑판병 일병 김선우, 보급병 일병 김선우, 추진기관병 일병 김선우가 청주함 앞에서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해군 제공) 2019.1.20/뉴스1 ⓒ News1
해군 호위함인 ‘청주함’(FF·1500톤)에 같은 계급과 이름을 가진 ‘김선우 일병’ 3명이 함께 군복무를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해군에 따르면 세 명은 비슷한 시기에 청주함에 처음 배치됐다. 각각 추진기관병(23·해상병648기), 갑판병(21·해상병649기), 보급병(21·해상병649기)으로 일한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 수병이 한 기수에 대략 1000여명 정도 배출된다고 가정하면 그 중 동기가 같은 함정에 배치될 가능성은 낮다”며 “무작위 전산배치니 운에 맡겨야 하는데 이름도 같다면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고 말했다.

추진기관병인 김 일병은 셋 중 선임이자 나이도 맡아 형 역할을 한다. 고등학생 때 2함대 안보견학을 왔다가 천안함 전시시설을 보고 마음이 뭉클해져 해군에 지원했다.

후임 김 일병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휴가를 나갔다 돌아올 때 선물을 사오곤 한다. 연애상담을 위해 찾아오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아무래도 함정에서 이름이 같은 후임 김선우 일병들이 친동생 같아 정이 많이 간다”며 “남은 군 복무기간 동안 후임 수병들을 잘 이끌어 서해 북방한계선을 수호하는 필승함대 2함대의 전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갑판병인 김 일병은 ‘청주함의 다빈치’로 불린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바다는 그가 가장 많이 그린 소재인데 이는 해군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그의 스케치북에는 항해 중 경험한 특별한 풍경이 담겨있다. 청주함 내 휴게실의 한쪽 벽면에는 ‘청주함 히어로’라는 벽화도 있다.

함정 부서장은 배에서 자주 그림을 그리던 김 일병에게 벽화 작업을 제안했고 김 일병은 수병으로 일하면서 쓰고 남은 페인트를 활용해 그림을 그렸다.

특히 이 벽화 완성을 위해 다른 2명의 김선우 일병이 조수 역할을 했다. 이들 셋은 벽화가 완성되자 서로 기뻐하며 끈끈한 전우애를 자랑하기도 했다.

보급병인 김 일병은 갑판병인 김 일병과 동갑내기 친구이자 군대 동기다. 둘은 해군교육사령부 기초군사교육단 훈련병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이름이 같아 벌어진 해프닝도 있었다. 훈련교관이 이름을 부르면 둘이 같이 달려 나갔고 함께 훈련받은 일도 여러 번이었다. 가족의 인터넷 편지 번지수를 잘못 찾아간 적도 있다.

보급병 김 일병은 “훈련소에서 같이 훈련을 받았던 김 일병과 같은 배에서 근무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신기한 인연인 만큼 끈끈한 전우애를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함의 주임상사인 김동석 상사(47)는 “세 명의 김선우 일병은 계급도 같고 이름도 같고 하는 행동도 같다”며 “전우애를 바탕으로 조국 해양주권을 수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똘똘 뭉쳐 다른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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