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심석희 “조재범 코치가 4년간 상습 성폭행”… 경찰에 고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17세때부터 당해” 지난달 고소장… 폭행혐의 수감 조씨 “말도 안돼”
경찰, 조씨 휴대전화 압수해 분석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사진)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8)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심석희는 2014년부터 조 전 코치가 강제추행은 물론이고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8일 주장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으며 14일 항소심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세종 측은 항소심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심석희와의 심층면접을 통해 미성년자였던 만 17세 때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종 측은 심석희를 대리해 조 전 코치를 지난해 12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이에 대해 “성폭행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성폭행이 시작됐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범행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는 협박과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도 털어놨다. 범행 장소는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라커룸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세종 측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체육시설에서 이 같은 범행이 일어났다는 것은 국가 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선수들이 지도자들의 폭행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억압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은 지난해 1월 중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개막 약 한 달을 앞두고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심석희는 하루 전 조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해 방문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심석희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해 충격을 줬다.

하지만 심석희는 지난해 12월 17일 공판 당시 성폭행 사실은 주장하지 않았다. 세종 측은 “성폭행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한 여성으로 견뎌야 할 추가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최근까지도 혼자서 감내해 왔지만 유사 피해자를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해 말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압수했고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쇼트트랙 심석희#“조재범 코치가 4년간 상습 성폭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