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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위력 간음’ 이번엔 안희정과 판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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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위력 간음’ 이번엔 안희정과 판결 달랐다

이호재기자 입력 2018-09-13 03:00수정 2018-09-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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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前대사 1심 징역1년
여직원에 지위 이용 성폭행 인정… 피해자 진술-친밀함 다르게 판단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함께 일하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문환 전 에티오피아 대사(53)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12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 등을 받은 김 전 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하고,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에 3년 동안 취업하지 못하게 하라고 판결했다. 김 전 대사는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김 전 대사가 에티오피아 대사로 근무하던 때 함께 일하던 직원 A 씨에게 위력을 행사해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했다. 대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박 판사는 “김 전 대사는 해외 교민을 보호하고 주재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책임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지휘 감독 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했다”고 밝혔다.

같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가 적용됐지만 지난달 14일 1심서 무죄가 선고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 사건과 다른 판단이다. 1심의 판결이 서로 다른 건 각 재판부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친밀함’을 다르게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지사 1심은 수행비서 김지은 씨(33)가 안 전 지사와 성관계를 맺은 뒤에도 안 전 지사를 우호적으로 대했다고 봤다. 러시아에서 성관계를 맺은 후 김 씨가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를 하는 식당을 찾으려 애썼고, 귀국 뒤에도 안 전 지사가 다니던 미용실을 찾아가 머리 손질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면 김 전 대사 1심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고 봤다. 김 전 대사와 A 씨가 업무시간을 빼곤 개인적으로 거의 교류하지 않았고, 성관계를 한 날 A 씨가 김 전 대사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판사는 “A 씨가 당일 숙제하듯 의무적으로 김 전 대사와 테니스를 치고 저녁 식사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불안과 공포로 얼어붙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두 재판부의 판단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얼마나 인정하는지에서도 갈렸다. 안 전 지사 1심은 김 씨가 안 전 지사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일부 삭제하고 증거로 제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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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김 전 대사 1심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을 꺼리던 A 씨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지난해 7월 에티오피아대사관에서 일하던 다른 외교관이 성폭행 의혹으로 파면된 뒤 제보를 통해 김 전 대사 사건이 드러났다는 점을 들며 A 씨 진술의 신빙성을 높다고 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미투운동#성폭행#안희정#에티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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