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1.9%’… 英 옥스퍼드대 입학생 불평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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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5년간 신입생 통계 공개...작년 3270명중 흑인은 단 48명
전체 인구의 7% 사립고 출신이 입학생의 무려 42%나 차지
“고소득 백인 학생 혜택” 목소리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가 8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공개한 입학자 관련 통계가 영국에서 사회 불평등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는 23일 2013∼2017년에 자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인종, 출신고 등의 정보가 담긴 통계자료를 공개했다. 이 대학은 입학생이 특권층에 편중돼 고소득 가정 출신의 백인 학생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외부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자료를 공개했지만, 옥스퍼드대의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은 흑인과 공립학교 출신 학생들이 옥스퍼드대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주목했다. 지난해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 3270명 중 흑인은 불과 48명으로 전체의 1.9%였다.

영국 전체 인구 중 3%가 흑인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이튼스쿨처럼 고액의 학비를 내야 하는 사립고 출신 학생들이 같은 해 옥스퍼드대 전체 입학자 중에서 차지한 비율은 무려 42%였다.

영국의 사립고 학생이 전체 학생의 7%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사립고 출신의 옥스퍼드대 입학이 상당히 많은 셈이다.

옥스퍼드대 학생 신문인 셔웰은 지난해 런던에 위치한 사립고인 웨스트민스터 출신 입학생이 모두 49명으로 같은 해 전체 흑인 입학생 수인 48명보다 많았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옥스퍼드대가 학생 다양성을 개선하는 데 실패해 비난받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의원인 데이비드 래미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옥스퍼드는 부유하며 상류층인 백인의 기득권을 지키는 보루다.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옥스퍼드대는 학교를 비판하는 래미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학교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했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흑인 1.9%#영국 옥스퍼드대#입학생 불평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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