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조엘 위트 “北비핵화, 한번에 못해…단계적 이행 중요”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9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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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 한 번에 달성할 순 없어"
"스몰딜 우려도 이해하지만 현실 받아들일 필요"
"북미회담, 낙관도 비관도 안 돼…현실적이어야"
"트럼프·폼페이오·비건 3자 의사결정체제 긍정적"
"비건 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람"
"합의는 시작 불과…합의 이행 비용도 고민해야"

북한 전문 웹사이트로 유명한 ‘38 노스’ 조엘 위트 대표는 19일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달성할 수는 없다”며 단계적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엘 위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그림을 한 번에 내놓을 순 없고 중간중간 반대가 있겠지만 이런 것을 이겨나가고 이해해가면서 단계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변핵시설 등을 폐기하는 등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한번에 이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점차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게 필요하고 실제로 북한이 약간의 변화를 보여줬을 때 북미관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북미 간 협상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에 초점을 맞추는 이른바 ‘스몰딜’에 집중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과거보다 상황이 진전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엘 위트 대표는 “한국과 일본이 그것(스몰딜)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2016년과 2017년 당시만 해도 북이 ICBM 개발에 매진해 심지어 수소폭탄도 개발하려 했다. 그 상황이 그대로 갔으면 수소폭탄 개발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날 상황이 그 당시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우리가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회담이 낙관적일 것이냐 비관적일 것이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듣는다”면서 “하지만 낙관적이어도 비관적이어도 안 된다.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간 협상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졌느냐 ▲평화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우리 국익이 향상됐느냐 ▲북의 위협에 대한 우리의 방어력이 유지되느냐 등 세 가지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시기인 2017년과 비교했을 때 당연히 상황이 나아졌고 국익 역시 타격을 입었다고 보지 않는다. 훼손되지 않았다. 북의 위협 역시 잔존하고 있지만 방어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 세 가지 기준에 대해 우리가 모두 ‘예(yes)’라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한 지금의 방법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엘 위트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성과 과거와 다른 미 행정부 내 대북 정책 의사결정체제도 긍정적인 조건으로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대북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으로부터 위협을 종식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를 노벨평화상 수상 기회로 보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대북정책 의사결정체제와 관련해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조엘 위트 대표는 “새로운 의사결정체제가 점차 부상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대북 정책에 대해) 같이 결정하고 있다”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용적 방식을 쓰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비건 대표에 대해 조엘 위트 대표는 “비건 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람”이라며 “북한에게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하고 나면 우리가 돌려주겠다는 방식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계적인 접근방식을 북과 함께 해서 북에서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미 간 협상 과정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망했다. 조엘 위트 대표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에도 몇 달만에 합의를 이뤄냈다. 환경만 좋다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진전이 이뤄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협약 체결에만 집중하는데 체결이란 건 시작에 불과하다”며 “제네바 합의 때를 보면 이행에 문제가 있었고 결국 무산됐다. (합의 이행은) 단순히 어려운 것을 넘어 많은 비용이 드는 문제다. 엄청난 비용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 중 가장 오랫동안 깊게 북핵문제를 분석한 사람”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다음주 있을 2차 북미회담에서 일정한 수준의 비핵화 진전과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분명한 조치에 대한 실질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추미애·윤호중·설훈·원혜영·노웅래·송영길·이인영·신경민·김병관·박정 등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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