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캐나다-멕시코産 車 年260만대씩 관세 면제… 새 무역협정 ‘USMCA’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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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월 30일이 데드라인” 압박… 몇시간 남기고 캐나다와 극적 타결
1994년 체결된 NAFTA 대체
NYT “트럼프의 무역전쟁 승리”

미국과 캐나다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타결지었다. 미국이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밤 12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양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USMCA)’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4년 체결된 나프타는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국은 올 8월 멕시코와 먼저 나프타 개정안에 잠정 합의한 뒤 캐나다를 상대로 협상을 벌여 왔다. 미국은 11월 30일로 임기가 끝나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려면 늦어도 9월 30일 밤 12시까지는 타결이 이뤄져야 한다며 캐나다를 압박했다. 캐나다가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캐나다를 제외하고 멕시코와 양자 협정을 맺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시한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맞섰지만 결국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오늘 캐나다와 미국은 멕시코와 함께 새롭고 현대화된 21세기의 무역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공동성명 발표 직전 주재한 긴급 각료회의 후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이라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나프타가 미국에 호의적인 방향으로 개정되지 않으면 이를 폐기하겠다고 위협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고 후하게 점수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늦은 밤 캐나다와 굉장한 새로운 무역 협정을 타결했다. 이는 나프타의 부족한 점을 메우는 협정으로 세 나라(미국 멕시코 캐나다) 모두에게 굉장한 협정”이라고 적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새 무역협정인 USMCA로 자동차 분야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와 멕시코는 USMCA에 따라 각각 연간 자동차 260만 대에 한해 관세를 면제받는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해 일정 수준까지 면제해 주는 방식이다. 자동차 생산 원산지 규정도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對美) 최대 자동차 수출국인 멕시코와 캐나다가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협의를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한국 정부도 이번 합의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일 브리핑에서 “한국산 자동차는 멕시코나 캐나다만큼 미국 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완전 면제가 합리적인지, 또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어떤 입장인지 검토해서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위은지 wizi@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
#미국#캐나다#멕시코#무역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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