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한파’ 여전…“올해 건설투자 3~5% 뒷걸음”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6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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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구소들 잇따라 건설투자 전망치 하향조정

경기 고양시 지축지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근로자 3명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양소방서 제공)
경기 고양시 지축지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근로자 3명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양소방서 제공)
경기부양 지렛대 역할을 해온 건설투자가 올해도 3~5%가량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줄이 나오고 있어,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쇼크’로 휘청거리는 한국경제가 더 우울해지고 있다.

26일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일제히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건설경기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업황 부진이 더 깊어지면 지난해 -4.0%보다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건설투자를 -3.8%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9월에 한 전망 -1.4%보다 2.4%포인트(p) 더 내려잡은 것이다.

LG연구원 관계자는 “건설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정부가 주도하는 생활밀착형 SOC는 내년부터 확대 시행될 계획이고 하반기 추경도 저소득층 일자리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인프라 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019년 한국경제 수정 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를 -4.2%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9%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건설경기는 하강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특히 주거용 건물은 주택 인허가 및 주택 착공이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 위축과 미분양 확대 등의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올해 건설투자가 -5%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KERI 경제동향과 전망 : 2019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5%보다 더 악화된 -5%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건설업의 투자 급감으로 건설분야 취업자가 16만7000명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봄 이사철과 분양시장 성수기가 도래했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5만135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9만2795건보다 44.7% 쪼그라들었다. 올초부터 3월까지 주택매매 누적거래량도 14만5087건으로, 전년동기 23만2828건에 비해 37.7% 줄었다. 특히 3월 아파트 거래는 3만1760건으로 전년보다 48.8%나 감소했다.

분양시장도 한파다. 전국에서 분양 경기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에서는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웠지만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 유주택자나 현금 부자들이 사전 무순위 청약에 뛰어드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주택사업자들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25일~29일까지 전국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사업자의 약 58%가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5.7%는 부도직전의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교통부는 출구전략을 논하기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명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한 규제 강도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여전히 서울 등 일부지역 집값은 비싸다고 보고 있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시장이 완전히 재편되지 않는 이상, 지금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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