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들 “전세 넘쳐요”…서울 전셋값 하락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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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9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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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둘째주 전세수급지수 85.5…2009년 이후 최저
“일부 역전세난 우려…보증금 반환보험 가입해야”

급전세 광고물이 붙은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 News1
급전세 광고물이 붙은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 News1
“신규 입주 아파트 집주인들은 잔금 납부를 위해 세입자를 빨리 구해달라는데 수요가 적어 쉽지 않네요. 입주 물량이 올해도 많아 전셋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서울 강남구 A 공인)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에 따른 전세 공급 증가로 전세 수요 대비 공급이 1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19일 KB부동산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85.5를 기록했다. 2009년 2월 첫째 주(77.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지역 중개업소를 통해 전세 수요와 공급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한 지수다.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100 미만이면 전세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강남권 입주 폭탄이 맞물려, 집주인이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발생했던 때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2009년 역전세난을 극복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0년간 항상 100을 웃돌면서 집주인 우위 시장이 지속했었다. 전세난이 심했던 2013년과 2015년에는 190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지자 11월 마지막 주(99.3) 처음 기준선 100이 무너진 뒤 수치가 계속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입주 물량은 3만9500가구로 직전 5년 평균치인 3만1800가구 대비 24.2% 많다. 새 아파트는 상당수가 전세로 재공급된다. 여기에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기로 하자, 임대 등록 주택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전세 공급원이 됐다.

전세 공급이 늘면서 전셋값은 장기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 0.17% 떨어져 16주 연속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보면 송파구 잠실 엘스 아파트 전용 84㎡는 2017년 1월 7억8000만~8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으나, 현재 7억원에도 전세가 나온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2017년 최대 8억원까지 전세 계약이 됐으나 지금은 7억원 초반에 전세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당한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전셋값 안정이 지속할 것으로 본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보다 약 10% 늘어난 4만3000여 가구다.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전세 공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은 올해도 입주 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장기간 안정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역전세난 우려가 있는 지역에선 전세 보증금 보호 장치인 반환보증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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