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물건?…소비 행복감은 계층따라 다르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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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계층에 따라 소비하는데 있어 행복감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이채호 경영학부 교수가 계층에 따른 소비행복감을 분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경험을 사는 것’과 ‘물건을 사는 것’에서 오는 행복감의 차이를 밝혔다

그는 연구를 통해 개인의 행복을 위한 소비의 종류는 사회계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자아의 발견과 향상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되는 ‘경험 소비’에서 더 큰 행복을 얻는다.

반면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아 물질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현명한 소비에 관심을 갖는다. 이들은 실용적이고 오래 지속되어 경제적인 ‘소유 소비’에서 더 큰 행복을 얻는다.

지금까지 심리학에서는 소비에 따른 행복감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학계에서는 ‘물질’보다는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경험을 사는 것은 물건을 사는 것과 달리 비교를 일으키지 않으며, 구매자의 정체성을 구축해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이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물질보다는 경험에 대한 소비와 판매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대돼왔다”며 “지금의 경험과 성취를 중시하는 ‘욜로(YOLO)’와 같은 사회현상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심리학의 흐름이 ‘다양한 사회계층에 따른 행복감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지금까지 행복감에 대해 연구해온 선행연구자료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1000여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계층에 따라 물질 소비에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사회적 지위에 따른 주관적, 객관적 조사는 물론 미래 소득 변화에 따른 상상을 기반으로 한 조사에서도 모두 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채호 교수는 “경험 소비가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와 마찬가지로 소유에 의한 실용적이고 지속적인 행복의 효과를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험 소비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자칫 물질 소비로 인한 행복을 놓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비자 행복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전략이나, 국가의 복지정책에서도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야만 행복의 전체 총량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채호 교수의 이번 연구는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저명한 저널인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IF: 7.37)’ 7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은 게재 3개월만에 알트메트릭(Altmetric) 기준 사회적으로 가장 논의가 많이 된 논문 상위 1%에 오르기도 했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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