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모두 다 내 책임”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7월 5일 0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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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공급 지연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박 회장은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저희 협력회사 대표가 불행한 일을 당하신 데 대해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도의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LSG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해지한 이유가 1600억 투자 문제 때문이 아닌가.

“루프트한자 계열사인 LSG와 2003년 합작사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세워 기내식을 공급받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자금난으로 기내식 사업 지분 20%만 남기고 나머지를 LSG에 넘겼다. 지분이 적어 경영 참여에 제한이 있었고 원가를 공개해달라고 했는데 LSG가 이를 거부하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원래 LSG와 계약은 5년 단위로 두 번씩 연장하기로 돼 있었다. 5년 단위로 15년간 하고 끝난 게 올해 6월이다. 새 파트너를 찾다가 2016년 중국 하이난그룹과 게이트고메코리아(GGK)를 설립했다. GGK는 여러 조건에서 아시아나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지분율도 40대 60이고 경영 참여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은 이유는.

“게이트고메코리아 공장이 지난 3월 화재가 나면서 준비기간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단기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는 글로벌 케이터링업체로 국내에 생산공장도 있어 문제 없이 기내식을 공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사태를 예측하지 못 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LSG에서 일하던 직원 900여 명 중 750여 명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생산을 위해 샤프도앤코 쪽으로 넘어왔다. 이달 1일부터 샤프도앤코로 옮겨오면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 LSG는 아시아나 물량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750여 명을 채용하지 않았다면 실직할 수밖에 없어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기내식 공급업체를 압박했거나 불공정한 계약 조항 때문에 협력사 대표가 자살한 게 아닌가.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협력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다.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계약한 업체지만 계약 여부를 떠나 아시아나항공이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족께 사과드리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책임을 지겠다.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협력업체를 육성할 계획이다.”

―회장님 도시락만 핫밀? 오너 갑질 파문은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1일 중국 청도에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착공식이 있어서 총동문회장겸 재단이사로서 참석했다. 1일 출국했다가 3일 귀국했다. 내가 탄 항공편은 오전 10시 이전 항공기여서 기내식을 실은 채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전 10시 이후 항공편이 노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내 면세품 구입 쿠폰(TCV)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면세품 판매 업무로 기내 혼란이 가중된 것 아닌가.

“급히 사태를 해결하느라 기내식 대신 쿠폰을 줬던 것 같다. 급히 준비를 하다보니 그런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엄청나게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진 모두가 책임을 깊이 느끼고 있다.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직원들이 항의와 질책을 많이 받았을 것에 대해 회장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5일부터는 모두 식사가 실린 상태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7월 말 8월 초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만3000식 정도 생산하고 있는데 성수기인 8월엔 3만 식도 가능할 것이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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