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인준안 21일 표결… 與 ‘물밑 득표전’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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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투표 예정 국민의당 집중공략… 친분 총동원… 해외출장 취소도
한국당 “찬성 압박말라” 비상대기령

여야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사진)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21일 오후 2시에 열기로 19일 잠정 합의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찬반 입장이 팽팽한 상황이라 향후 펼쳐질 국회 안팎의 치열한 ‘득표전’으로 김 후보자의 인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본회의 일정을 전격 합의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청문보고서 채택은 협상을 계속하되 합의가 안 될 경우 정 의장이 직권상정한다.

21일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표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여야의 찬반 구도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때와 같기 때문이다. 국회의석 분포는 인준안 처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더불어민주당(121석)뿐 아니라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107석) 및 바른정당(20석)의 의석은 절반에 못 미치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40석)은 의원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자유투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 일정을 정하기 위해 이날 연 국민의당 의원총회의 논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결과 ‘김 후보자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예상보다 많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선 2명이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고 6, 7명이 찬성 의견을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관계자는 “의총 도중에 자리를 뜬 사람이 많았고 김이수 후보자를 논의할 때도 반대 의견을 드러내놓고 말한 의원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최대한 노력해 ‘제2의 김이수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원내대표의 회동, 원내수석부대표 및 특위 간사 간 협의가 긴박하게 이어졌다. 동시에 민주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전화를 하는 등 ‘물밑 전쟁’도 치열하게 이뤄졌다. 또 국회 불자 의원들 모임 등의 개인 네트워크를 통한 설득 작업도 벌어졌고, 민주당 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표결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까지 취소했다. 이에 대항한 한국당은 의원들에게 해외출장 자제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이날 국회에선 “김 후보자와 동문인 부산고 출신의 야당 의원들 중심으로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김 후보자와 고교 동기인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찬성’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여당 의원들이 강요와 압박을 하고 있다. 정치공작 또는 군사작전을 하듯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려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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