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 ‘딥 매스’가 해결할게요”…서비스 핵심 기술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6일 2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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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기술입니다! 그 기술은 누구 소유인가요?”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마테오의 창업사관학교 드레이퍼대학. ‘소프트웨어(SW) 마에스트로 피치 데이’에 참가한 이주진 씨(22·연세대 수학과 4학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학교육 서비스 ‘딥 매스(Deep Math)’를 설명했다. 아스라 나딤 드레이퍼대학 프로그램 디렉터가 눈을 반짝이며 기술을 누가 가졌는지 질문했다. 이 씨는 “우리가 모든 기술을 스스로 개발했다”고 했다.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SW 마에스트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SW 인재를 발굴해 멘토링과 지원금, 해외연수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100명이 선발돼 SW 관련 교육을 받는다. 이날 행사에선 해외연수에 참가한 마에스트로 19명이 현지 창업 전문가들에게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딥 매스는 중·고교생들이 수학을 공부한 내용을 입력하면 개별적으로 취약점을 분석해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AI를 활용해 개별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부분을 맞춤형으로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현재는 테스트 단계인 만큼 대학생 교사가 분석 과정에 참여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온전히 AI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 씨는 과외와 봉사활동을 하며 수학교육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개인과외를 받을 형편이 못돼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삼성 ‘드림클래스’를 통해 학생 7명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고충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됐다. 학생들은 각자 취약한 수학 분야가 달랐기에 일률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씨는 개별 학습지를 만들어 각자 취약한 문제를 풀도록 하며 수학을 가르쳤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진단하고 문제를 생성해주면 어떨까?’

이게 시작이었다. IT를 통해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개인화된 수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SW 마에스트로 과정에 참여한 계기였다.

이 씨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통해 한윤도 씨(20·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2년), 정훈 씨(22·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3년)를 만나 팀을 구성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멘토들을 통해 딥 러닝을 새롭게 배웠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6개월간의 개발 끝에 서비스 윤곽을 갖췄다. 현재는 학생들이 틀린 수학문제를 사진으로 찍으면 해당 문제를 텍스트로 변환해 인식한 뒤 향후에 풀어봐야 할 문제를 추천해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딥 매스는 이르면 올 연말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완전히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씨의 바람은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개인화된 수학 교육을 제공하는 것. 그는 “통상 수학 과외를 받으면 주 4시간 기준으로 월 40~60만 원을 내야 하지만, 딥 매스를 통해 매달 5만 원으로 수학문제 추천과 문제풀이 도움 등 개인화된 수학교육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멤버십 서비스를 3만~10만 원 범위로 다양화하고, 수학교육 영상 추천, 학습지 배송 등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이 씨는 “수학은 전 세계적으로 같은 커리큘럼을 갖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마테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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