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 3인방, 북핵 ‘전략적 인내→초강경 압박’ 대전환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트럼프 대북 강공 드라이브]인준청문회서 줄줄이 고강도 발언
中-러에 북핵 밀릴거라던 전망 무색… 미국인이 꼽은 위협 ‘IS-해킹-북핵’
환추시보 “美외교팀 지금처럼 가면 中과 무력충돌 준비해야 할것”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초대 외교안보라인 핵심 3인방(국무장관, 국방장관, 중앙정보국 국장)이 12일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잇따라 고강도 대북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마무리 주장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이 허언(虛言)이 아님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듣기 어려운 초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며 북한이 도발하면 곧바로 응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몰두해 북핵 이슈를 뒤로 미룰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우려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적이 까불면 다 죽여버린다”는 강력한 지휘방침으로 전장에서 ‘미친 개(Mad Dog)’로 불렸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도 북한이 도발하면 ‘물어뜯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매티스 후보자는 워싱턴에서 논란이 일었던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서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미 본토는 물론이고 (한국 등) 동맹들의 미사일 방어 능력도 강화해야 한다”라고 못 박으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추진에 따른 중국의 반발과 한국 내 찬반 여론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역시 군 출신으로 대표적 대북 초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공화당 하원의원)도 북한을 이슬람국가(IS)에 준하는 미국 위협 세력으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청문회에서 “미국에 위해를 가하려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선 긴 명단을 갖고 있는데, 그 외에 대표적인 게 북한 중국 러시아”라고 말했다.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이제는 공격적 사이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진입장벽을 극복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취임하면 90일 내로 정보기관의 대사이버테러 방어 전략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는 사업가답게 동북아 정세에 대한 현실론적 인식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북 압박 외교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11일 청문회에서 “미국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북한과 같은) 악당들이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라고 했다. 중국의 미온적 대북제재 이행에 대해선 “중국의 빈 공약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에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13일 “트럼프 외교팀이 지금처럼 한다면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베이징의 불편한 속내를 반영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의 강경한 태도는 최근 북한의 ICBM 발사 및 6차 핵실험 준비 동향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가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복수 응답)는 북핵을 미국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러시아(54%) 중국(52%)보다 높은 것으로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위협이었다. 북한의 위협 수준은 IS(79%), 사이버 공격(71%)에 이어 세 번째였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트럼프#전략적인내#대북전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