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공항 유치’ 화성 市-주민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화옹지구 주민 “개발 호재” 유치운동… 수원 軍공항 피해 동부지역도 가세
市 “일부 수혜자 의견” 반대 고수

 수원 군 공항 이전을 놓고 경기 화성시와 화성시 일부 주민이 갈등을 빚고 있다. 화성시는 군 공항의 관내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 주민들과 군 공항 인근 화성 동부지역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화옹지구 군 공항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

○ 군 공항 유치하자는 시민들, 왜?

 지난해 12월 6일 우정읍 화옹지구 주민들은 ‘화성 화옹지구 군 공항 유치위원회’를 발족했다. 우정읍 호곡리 원안리 화수리와 주곡리 운평리 일대 일부 주민이다. 기피 시설로 꼽히는 군 공항을 주민들이 적극 유치하자고 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들은 서신면 궁평항에서 우정읍 매향리까지 9.8km 구간의 바닷물을 막아 조성 중인 4482만 m²의 간척지에 군 공항을 닦자고 주장한다. 화옹지구 개발도 지지부진하고 군 공항 유치에 따른 토지 보상과 이전 보상비 같은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농사를 짓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이순덕 공동위원장(66·여)은 “군 공항이 들어오면 인구도 늘어나고 지역개발도 되지 않겠느냐”며 “소음 피해가 없는 주변 지역에 이주단지도 지어준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병점동 화산동 반월동 동탄동 등 화성 동부지역 주민들은 2015년 6월 ‘군 공항 이전 화성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곳도 인접한 수원 군 공항으로 인한 비행 소음과 고도제한 등 피해를 겪어왔다.

 추진위는 소음 피해가 면적 8km²에 인구 5만9000여 명, 고도제한 피해가 40km² 면적에 20만4000여 명이라고 주장한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양측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21일 국방부를 함께 방문해 화옹지구 유치에 찬성하는 주민 500여 명의 서명부를 전달하기도 했다.

 양측 추진위 측은 9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옹지구를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즉시 발표하라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2015년 6월 수원 군 공항 이전 타당성을 승인한 후 후속절차가 없다”며 “주민투표로 유치 여부를 결정하자고 국방부와 화성시장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 市 “일부 수혜자 의사일 뿐”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화성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태도다. 화성시는 화옹지구를 둘러싼 8개 읍면 가운데 우정읍 일부 주민의 의견에 불과하고, 동부지역 주민들 주장 역시 수혜자의 요구일 뿐이라며 군 공항 이전 반대 입장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고 일축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주민투표 요구에 대해서도 “시민투표를 하면 이해관계가 다른 지역 주민들과 극한 대립으로 치닫게 돼 시정은 쑥대밭이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은 기존 공항 터를 개발한 비용(6조9000억 원)으로 공항을 지어 이전하는 사업이다. 이전 지역에는 주민지원사업비 등 5111억 원이 지원된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화성, 안산, 평택, 여주, 이천, 양평을 예비 이전 후보지 대상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과 주민투표 등을 통해 최종 이전 부지를 결정한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군 공항#화성#반대#화성시#주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