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전 7기 이봉원 “짬뽕 최강자 새로운 도전”

입력 | 2018-09-13 03:00:00

천안에 자신 이름 딴 음식점 열어… “직접 요리해 이번엔 다를 것”





개그맨에서 요리사로 변신한 이봉원 씨가 ‘중식조리기능사 이봉원’이란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충남 천안시 두정동 자신의 이름을 딴 중국음식점 ‘봉 짬뽕’ 주방에서 짬뽕을 조리하고 있다. 천안=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연예인이 왜 지방에 와 있어요?”

“짬뽕 팔러 왔죠.”(웃음)

개그맨 이봉원 씨(55)가 8월 말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봉(奉) 짬뽕’집을 열었다. 5일 가게에서 만난 이 씨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요리복을 입은 모습이 영락없는 주방장이었다. 그가 천안에서 짬뽕집을 연 이유는 지방에서 먼저 실력을 검증받고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씨는 지난해 재수 끝에 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한국기술자격검정원이 주는 자격증은 중식 25가지 중 시험 당일 무작위로 주어지는 2가지를 요리해 평가를 받는다. 그는 깐풍기와 부추잡채를 무난히 요리해 통과했다.

그는 특별한 짬뽕 맛을 배우기 위해 올해 7월 단골 중국집인 서울 은평구 연신내의 ‘중화원’을 찾아갔다. 2대에 걸쳐 50년째인 중화원의 두은주 사장은 “분점도 안 내주는데 짬뽕 노하우 전수는 더더욱 안 된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해 문을 닫을 때까지 서빙을 도왔다. 2주가 흘렀을 때 두 사장은 그곳만의 짬뽕 조리법을 가르쳐 줬다. 이 씨는 “한 달 동안 중화원 식구들이 짬뽕은 물론 짜장면, 탕수육, 해물누룽지탕 등 요리법도 가르쳐줘 평생 은인처럼 고맙다”고 말했다.

그에게 짬뽕 조리법을 보여달라고 하자 “영업 비밀”이라면서도 주방으로 안내했다. 능숙하게 철제 웍(중국식 프라이팬)으로 고춧가루를 볶은 뒤 온갖 야채와 오징어를 센 불로 익혀 2분 만에 짬뽕 국물을 완성했다. 그의 짬뽕은 야채가 푸짐해 담백하면서도 매웠다.

이 씨는 수차례 사업에 실패한 아픈 과거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연기학원, 가라오케, 커피숍, 삼계탕집, 불고기집을 열었지만 모두 망했다. 그는 “사업이나 요리를 모르던 시절에 비싼 수업료를 냈다”며 “이젠 내가 직접 요리를 해보니 힘은 들어도 보람도 크다”고 했다.

이 씨는 과거 ‘동작 그만’ 코너의 곰팡이, 코믹 댄스그룹 ‘시커먼스’로 인기를 누렸다. 그는 방송 복귀에 대해서는 “이젠 방송 환경이 많이 바뀌어 노장들이 설 곳이 없다. 지금은 짬뽕 최강자가 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천안=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