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회존중 차원” 뒤늦은 수습… 野 “존중 아닌 무시” 냉담

입력 | 2018-09-13 03:00:00

靑 “문재인 대통령, 5당 원내대표 회동때 北 같이 갔으면 좋겠다 의사 밝혀”
비준안 제출도 “국회 고려” 해명
김성태 “들러리 유감” 공세 계속… 손학규 “당리당략, 대통령 할말인가”




청와대의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제출과 국회의장단 및 여야 당 대표들의 방북 초청을 둘러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야당은 “국회 본연의 논의 구조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 청, “국회 존중해서 초청한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고 당시 회동 후 합의문에도 남북 국회·정당 간 교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번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런 대통령의 의사를 다시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충분한 이야기가 없었다거나, 예의의 문제를 거론하는 분도 있는데 이미 그 전부터 이런 의사를 밝혔음을 말씀드린다”며 “국회를 존중하고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까지 동행하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제출에 대해서도 “국회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행정부(청와대)와 입법부(국회)는 대등한 위치인데, 마치 청와대가 국회를 압박하는 것처럼 비치는 데 대한 해명이다.

청와대가 이날 수습에 나선 것은 전날 문 대통령의 “당리당략을 거둬 달라”는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야당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바람과 달리 야당의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일방적 비준동의에 이어 평양 정상회담 들러리 요구에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판문점선언 자체가 상호 이행을 강제하는 국가 간 협약에 해당하는지, 국회 비준동의 대상인지 여전히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놓은 판문점선언 비준에 쉽게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당리당략’이라는 말은 대통령으로서 품격 있는 언어가 아니다. 국가원수로 국격과 체면을 생각해서 품격 있는 언어를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 야당은 별도로 판문점선언 비용 추계 추진

야당은 판문점선언의 비용 추계 문제를 지속적으로 파고들 태세다. 한국당은 전날 청와대가 국회에 보낸 비준동의안에 수반된 비용 추계에도 문제가 있다며 국회 예산정책처에 별도 비용 추계를 요청했다. 한국당 소속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문점선언의 비용 추계에 내년 예상 비용만 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향후 판문점선언 이행을 계속하면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야당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현 단계에서 판문점선언 이행 재정 소요를 전부 추산하는 것은 어려워서 뽑을 수 있는 내년도 재정 소요만 비준동의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 장관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 대표를 만나 남북 정상회담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18∼20일 사이에 예정된 대정부질문과 장관 후보자 등 5명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미루자고 제안했다.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평양에 쏠리게 되면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주목을 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도 해주지 않으면서, 그것 때문에 여야 간 합의한 일정까지 변경하자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야당의 제안을 거부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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