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피 마르는데 정부는 뒷짐만”

입력 | 2018-09-13 03:00:00

경총심포지엄… 기업 ‘보완입법’ 호소
“해외건설, 美합작사는 60시간 근로… 韓기업만 시간 줄이기 어려워 난감”
“IT업계, 도저히 지킬수 없는 제도”… 日은 업종 특수성 고려해 유연 적용




“쿠웨이트 건설현장에서 합작으로 들어간 미국 기업은 주 60시간 일하는데 한국 건설사만 52시간으로 줄이기 어려워 난감해하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을 위한 정책심포지엄’.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 도입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외 건설현장은 혼란스럽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다양한 업종별 협회 관계자들이 나와 예외 없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건설과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은 “현장에서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법이 생겼는데 왜 유연근로제를 보완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IT 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도입 전에 인건비를 계산해 수주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이 비용 부담으로 돌아와 현장에선 피가 마른다고 호소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과 맺은 계약 중 근로시간 단축으로 계약기간이 연장되면 추가 정산을 해주라 했지만 실질적으로 해주는 부처가 없다. 추가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 몫”이라고 말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완입법이 되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경기 하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제조업, 중소기업의 타격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식 근로시간 단축을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은 올해 6월 과로사회 개선 등을 위한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관계 법률 정비에 관한 법률안(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노사가 협약하면 사실상 무제한 일할 수 있었던 일본 사회가 새롭게 근로시간 상한을 제정한 것이다. 한 주 40시간 근로를 원칙으로 하되 추가로 월 45시간, 연 360시간 시간외 근로를 할 수 있다.

거기에 다양한 예외 조항을 넣고, 유연근로 정산기간을 늘리고, 업종별 유예기간을 달리했다. 탄력적근로시간제도 1년까지 정산이 가능하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는 시간 상한에서 제외하고, 업종별로 구체적인 예외 조항을 적용하는 등 균형을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