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4

2017.04.19

골프의 즐거움

롤모델 된 10가지 전통

  •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에디터 nhy6294@gmail.com

    입력2017-04-17 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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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81주년 대회를 치른 마스터스는 미국의 어떤 대회보다 전통을 잘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만 개최돼 그 자체가 역사다. 전 세계 골프장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대상으로 활용되는 마스터스의 전통 10가지를 추려봤다.

    먼저 캐디 복장이다.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선수 캐디의 복장은 흰색 점프슈트로 통일돼 있다. 선수에게만 시선이 집중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자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과 국내 한화금융클래식 등이 이런 개념을 따라 하고 있다. 둘째는 파3 콘테스트. 마스터스는 1960년부터 대회 전날 파3 콘테스트에서 선발된 선수의 가족에게 캐디를 하게 한다. 올해는 악천후로 취소됐지만, 골프 인구가 줄어드는 요즘 다른 골프 대회도 본받아야 할 가족 골프의 모범이다.

    다양한 시상도 한몫한다. 마스터스는 우승자뿐 아니라 여러 부문에서 성과를 낸 선수에게도 상을 준다. 홀인원, 이글, 최저 타수와 최고 아마추어 선수까지도 시상한다. 부상으로는 오거스타내셔널의 꽃병, 술잔 등 크리스털 장신구를 준다. 선수는 부상을 집 안에 진열하며 대회 홍보대사가 된다. 골프 대회장의 먹거리도 주목할 만하다.

    가장 대표적인 게 1.5달러(약 1700원)로 저렴한 피멘토치즈샌드위치다. 수요일부터 판매하는데 하루 최대 4만 명에 달하는 골프장 패트런(갤러리)에게 최고 인기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마스터스에는 연습 라운드 날 파3 16번 홀에서 선수들이 티잉 그라운드 앞으로 걸어가 긴 아이언으로 물수제비를 뜨는 전통이 있다. 낮게 깔아 치는 샷이 물 표면을 튕기고 건너편 그린에 올라가면 패트런은 큰 환호성과 갈채로 화답한다. 전년도 챔피언이 대회 전날 주최하는 만찬도 본보기가 됐다.

    역대 챔피언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챔피언스 디너는 대회를 돋보이게 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 번 우승한 선수라면 평생 출전할 수 있는 대회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일본여자오픈선수권대회와 일본오픈골프선수권대회 등이 이를 그대로 따라 한다.



    TV중계 로고송도 유명하다. 선수들의 리더보드가 나올 때 등 마스터스 TV중계에서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오거스타송이 그것이다. 시청자는 이 음악을 듣기만 해도 마스터스 TV중계임을 알아챈다. 통수성이 좋아 ‘유리알(판) 그린’이라고도 부르는 마스터스의 그린도 자랑거리다. 그린 밑에 서브에어 시스템이 깔려 있어 습기를 빨리 빨아들인다.

    올해도 대회 직전 비가 왔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그린은 멀쩡하게 말라 있었다. 명문 코스의 조건인 그린 빠르기는 거기서 유래했다. ‘골프 전설’들의 오프닝 티샷도 볼거리다. 매년 대회 시작 전 게리 플레이어,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삼총사가 하는 시타 또한 큰 전통이다. 파머는 지난해 휠체어를 타고 나온 뒤 유명을 달리했다.

    우승자에게 제공되는 팬톤 342 컬러의 그린재킷은 1949년 샘 스니드가 처음 입었다. 이후 디펜딩챔피언이 새 챔피언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준다. 올해도 지난해 우승자 대니 윌릿이 새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재킷을 입혀줬다. 이는 스포츠맨십의 또 다른 표현이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자 대부분이 재킷을 입는 것도 여기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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