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75

2019.02.08

책 읽기 만보

경세가 위공 박세일 外

  • 입력2019-02-11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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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경세가 위공 박세일
    최창근 지음/ 한반도선진화재단/ 390쪽/ 2만 원 


    박세일(1948~2017) 서울대 명예교수의 삶과 철학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위공은 서울대 법대, 일본 도쿄대에서 수학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서울대 법대 교수,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을 지냈다.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창립을 주도했고, 2006년 민간 싱크탱크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세웠다. 그는 대한민국의 발전 및 통일을 위해 혁신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더불어 품으려 했다. 임종 얼마 전 찾아온 제자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대한민국, 잘해라!”였다.






    말의 세계사
    피타 켈레크나 지음/ 임응 옮김/ 글항아리/ 752쪽/ 3만8000원 


    말은 400만 년 전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진화해 다른 대륙으로 퍼져갔지만 정작 아메리카 대륙에선 기원전 7500년 무렵 멸종됐다. 말 사육은 다시 3500년이 지난 뒤 유라시아 초원지대에서 비로소 시작됐다. 기마민족은 말을 타고 유럽과 아시아 전역을 정복했다. 15세기 이후 유럽인이 신대륙 정복에 나설 때 말은 가장 효과적인 무기였다. 말과 혼연일체가 된 인디언의 이미지는 말이 신대륙에 재상륙한 이후 탄생했다. 미국 인류학자인 저자는 말을 가진 세계와 갖지 못한 세계의 차이를 통해 인류 문명 6000년사를 재조명했다.




    경험 수집가의 여행
    앤드루 솔로몬 지음/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 755쪽/ 2만5000원 


    세계적 베스트셀러 ‘한낮의 우울’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 심리학자인 앤드루 솔로몬이 1980년대 말부터 25년간 누볐던 7대륙 28곳의 여행기를 엮은 책. ‘모든 곳의 특파원’을 자처하는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소련 해체, 캄보디아 내전, 그린란드의 기후변화 등 굵직한 세계사의 현장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고 묵직한 보고서는 아니다. 개인의 경험과 성장의 순간들을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은 한 권의 책이고, 나는 앞표지부터 뒤표지까지 다 읽고 싶었다’고.





    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구마시로 도루 지음/ 정혜주 옮김/ 샘터/ 192쪽/ 1만3000원 


    몇 살부터 어른일까. 대학 입학 때 ‘이제 어른’이라는 생각에 들떴지만, 서른 즈음 이뤄놓은 것 하나 없는 초라한 자신이 몸만 큰 어른으로 여겨졌다. 40대가 코앞이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1975년생 정신과 의사 구마시로 도루는 마흔에 대해 ‘청년의 끝, 어른의 시작’이라고 정의했다. 30대 불안감 때문에 비관적으로 생각했던 요소가 40대에 이르러 안정감과 충실감의 원천으로 바뀌기도 한다는 대목에서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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