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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4 11:35: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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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또 거짓말? 원전 1호기 벤트 작업 실패 가능성 제기

일본 정부가 성공했다고 발표해온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1호기 배기 작업(밸브를 열어 내부 공기를 배출하는 것)이 사실은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배기 작업은 원자로 내부 밸브를 열어 격납용기의 압력을 내리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나기 직전에 이 작업을 성공시켰다고 밝혀 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배기 작업 성공"이라고 기재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그러나 배기 작업 당시 밸브를 "충분히 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도쿄전력 측도 "밸브 개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자료를 보면 일단 열렸던 밸브가 다시 닫힌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배기 작업을 시도하기 전부터 1호기 원자로 건물 내에서 수소가 쌓여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배기 작업이 실패한 것이 폭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배기 작업이 실패했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IAEA에 거짓 정보를 보고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또 사고 조사 및 검증 위원회가 일본 정부가 제출한 IAEA 보고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1호기에서 3월 12일 새벽 0시 6분에 격납용기 내부 압력이 상한치(427킬로파스칼)를 웃도는 600킬로파스칼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6시 50분 일본 정부가 배기 작업을 지시한 뒤 오전 9시부터 작업이 진행됐다.

도쿄전력은 오전 9시 15분 경 건물 2층에 있는 MO밸브를 수동으로 25% 개방한 뒤 건물 지하 1층의 AO 작은 밸브도 열기 위해 시도했지만 방사선량이 급증해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앙제어실에서 기계를 조작해 같은 작업을 다시 시도해 10시 반 경 건물 바깥에서 방사선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하며 배기 작업이 성공한 것으로 보였으나 11시 경엔 수치가 평상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격납용기 내부 압력이 내려가지 않아서 배기 작업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경엔 가설 공기압축기를 사용해 AO 큰 밸브에 공기를 보내는 방식으로 개방 작업을 바꿨다. 도쿄전력은 이로 인해 격납용기 압력이 755킬로파스칼에서 530킬로파스칼로 떨어졌다며 오후 3시 경 "배기 작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도쿄전력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밸브 개방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압축기를 동원한 작업은 공기압이 부족해 큰 밸브가 완전히 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밸브 개방 여부를 알려주는 '리밋 스위치' 계기판에도 변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격납용기 압력은 오후 3시 경부터 수소폭발이 발생한 오후 3시 36분 직전까지 계속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주장이다.

한편 앞서 일본에선 간 나오토(官直人) 총리가 지진 발생 다음날 원전 시찰을 가며 피폭을 방지하기 위해 배기 작업이 지연됐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로 인해 배기 작업이 실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간 총리 측은 부인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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