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과 우승 선물 굴착기…고량주와 살아 있는 한우도 부상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1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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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사진제공|KLPGA
김지현. 사진제공|KLPGA
19일 장대비가 퍼붓는 가운데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벌어졌던 2019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김지현(28·한화큐셀)이 우승을 했다. 결승전 상대 김현수(27·롯데)를 일방적으로 앞선 끝에 4홀을 남기고 6타 차의 대승을 거뒀다. 406일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5승째를 달성한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다. 상금순위가 32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 우승상금은 무려 1억7500만원이었다. 이 대회 직전까지 4693만2763원의 상금을 받았던 김지현은 2억2193만2763원의 시즌 누적상금을 기록했다. 대상포인트도 33점(31위)에서 우승 포인트 50점을 추가해 83점(14위)이 됐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부상으로 받은 굴착기다. 아직 시판되지 않은 시가 2450만원의 제품이다. 굴착기는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부상이다. 두산 인프라코어가 대회를 후원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굴착기를 우승자에게 선물로 줬다. 박인비(31·KB금융그룹)가 처음 받았다. 고급 승용차도 아닌 굴착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호사가들은 궁금해 했다. 박인비는 아버지에게 선물했다. “아버지 농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김지현은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1번 시드의 박인비를 누르고 우승으로 향하는 길을 평탄하게 만들었다.

김지현은 아직 굴착기를 어떻게 할지는 모른다고 했다. “너무 귀여워서 가지고 싶기는 하다”고 말했지만 일단 받으면 어디에 세워둘지, 어떤 용도로 쓸지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 굴착기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따로 면허도 받아야 한다. 지난해 박인비는 취재진을 위해 굴착기를 타고 운전하는 듯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비가 내려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해 김지현이 굴착기 조종석에 올라가다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굴착기 앞에서 기념사진만 찍었다.

우승용은 아니지만 이전의 몇몇 골프대회는 이색적인 부상으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가장 기억나는 것이 중국의 전통주였다. 2009년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 12번 홀의 홀인원 선물로 금문고량주가 나왔다. 당시 중국골프협회는 홀인원 선수에게 몸무게만큼의 금문고량주를 준다고 했다. 임지나가 홀인원을 기록했고 프로필에 나온 몸무게만큼의 고량주를 받았다. 당시 시가로 1000만원이 넘었다. ‘술은 배에 넣고 올 수는 있지만 지고 오지는 못한다’는 말처럼 금문고량주를 100병 이상 싸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도 쉽지 않았다. 임지나는 주위에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2010년 KLPGA 투어 볼빅-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는 살아 있는 한우 한 마리가 부상으로 걸린 적도 있었다. 강원도 횡성 청우GC에서 열린 대회였다. 홀인원 상품으로 횡성 축협이 지역의 특산품 한우를 내걸었다. 티 박스 옆에 마련된 임시 외양간에서 한우가 자신을 데려갈 주인공을 기다렸지만 누구도 홀인원을 하지 못했다. 결국 그 한우는 횡성의 외양간으로 돌아갔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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