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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옆 사진관]♡ Hallo Hanoi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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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옆 사진관]♡ Hallo Hanoi ♡〈2〉

장승윤기자 입력 2019-03-20 14:07수정 2019-03-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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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여행을 생각하고 정보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호안끼엠 호수’를 소개하는 글을 한번씩은 읽었을 것이다. 호수 주변으로 맛집, 술집, 쇼핑타운이 형성되어 있고 산책로와 박물관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밤에는 맥주거리와 야시장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 즐기고 마시며 현지인과의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이곳은 하노이 여행의 메인 코스이다.

북미정상회담 취재로 온 대부분의 기자들도 이 호수 주변으로 숙소를 잡았다. 관광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김정은 숙소와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자보겠다(?)는 마음에서다. 트럼프 숙소는 JW메리어트 호텔로 유력했고 얼굴은 백악관 사진기자들이 실시간으로 찍고 전송하기에 신문 만드는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김정은 얼굴은 보기도 힘들고 ‘노동신문 본사 정치 보도반’ 동무들이 오늘 촬영한 것을 다음날 되어서야 세상에 공개를 하기에 당일 모습이 필요한 신문사 입장에서는 ‘트럼프는 백악관 사진기자에게 맡기고 김정은은 우리가 찍는다’는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김정은 숙소로 점쳐지는 호텔 대부분이 호안끼엠 호수 근처였기에 기자들도 근처에 숙소를 잡은 것이다. 혹시나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돌발 야행’도 염두하고서…,

서울로 따지면 중간에 한강이 없는 것 빼고 트럼프는 강남, 김정은은 강북에 숙소를 잡았다. 회담장소는 미국과 북한이 밀당을 하던 중이라 강남인지 강북인지 아직 모른다. 어찌됐든 안 되면 택시 타고 달려가는 수밖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고민은 그만하고 오늘 내일은 두 정상이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이라 그나마 출장기간에서 가장 여유있는 날이다. 그렇기에 베트남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수가 없다. 숙소에 짐을 던져두고 카메라만 들고 다시 나왔다.
풍선과 오토바이 탄 여성의 미소가 조화롭다
오토바이가 지난 간 뒤 보이는 풍경. 오늘 몇개나 팔았을까?
성공적 회담으로 끝나면 트럼프와 김정은 초상화도 생기겠네

호수가로 걸어가니 귓가에 친근한 음악이 들린다. k-pop 이다. 음악에 맞춰 그동안 연습한 춤을 추는 젊은 여자들이 보인다. 그중에 누구는 동영상 촬영을 한다. 유튜브나 실시간 방송을 하는 것 같다. 길거리 공연은 여기저기서 펼쳐졌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가던 여행자에겐 뜻밖의 볼거리가 보너스 받은 기분이다. ‘시작이 좋다’는 마음으로 시선을 왼쪽으로 돌려보니 나무 그늘 밑에서 노인 두 명이 바둑을 두고 있다. 바로 옆에는 성조기가 달린 점퍼를 입은 거리의 화가가 그림에 열중이다. 가장 높은데 걸어둔 오바마 초상화가 눈에 들어온다. 반대편 석상에 앉은 연인은 입을 맞추고 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여기서 남을 관찰 하는 사람은 나 뿐이다. 모두 자신의 여가에만 열중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니 딱딱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오토바이가 내 앞을 슝~ 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순간 움찔했다. 주인공은 선글라스를 낀 꼬마 녀석인데 선물로 받은 새 오토바이에 신이 났는지 사람이 오고가는 것은 안중에 없었다. 광화문 차없는 거리처럼 호수가 주변은 주말에 차량이 통제되기에 위의 모습들이 가능했다. 호수가 주변에서는 자동차 경적소리도 오토바이 매연 냄새도 없었기에 걷는 재미가 더 했다.


며칠 뒤 두 정상이 만나 악수를 하게 될 하노이. 호수의 도시라 할만큼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많은데 주말 풍경은 평화로움 자체였다. 개방한 베트남의 발전 된 모습을 김정은 위원장이 많이. 보기를 희망한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삼성공장, 하룽베이, 등등을 열정적으로 시찰하러 다니길 바란다. 많이 보고 자극 받아 변하는 계기가 되길…, 이런 저런 생각하며 호수가를 걷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다가 오고 있다. “어 선배!” 토요일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닌 듯 했다. 한국 사진기자 선후배와 즉석 벙개가 이뤄졌고 각자 수집한 빈약한 여행정보를 합쳐 쌀국수 집을 찾아 갔다. 늦은 점심을 먹고 트럼프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 주변을 스케치 하다가 저녁 약속이 있는 경남랜드마크72 타워로 향했다.

한국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하다가 16년도에 관두고 베트남에 식당을 차린 문호형 한테 현지에서 쓸 사다리를 부탁했다. 저녁 먹으며 형의 근황도 들었다. 베트남어를 유창히 쓰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사진기자를 할 때와 달리 표정도 밝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원래 2월 말에 한국에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북미정상회담 때 한국 사진기자들이 많이 올 것 같아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도움이 되고자 일정을 미루었다고 했다. 사진기자들은 의리가 있다. 아니 형만 의리가 있는 것인가?

박문호 전 뉴시스 사진기자 페이스북

2차는 현지인들이 먹는 선술집에서 했는데 난생 처음 개구리튀김을 먹어봤다. 닭고기 보다 연하면서도 맛있었다. 대체로 대부분의 베트남 음식이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고 기억된다. 점심에 먹은 쌀국수 부터 모닝글로리 개구리튀김까지 음식이 잘 맞는게 몸으로 느껴진다.

사실 싱가포르 1차 회담을 다녀온 선후배들 경험담을 들어보면 덥고 습한데서 물도 제대로 못마시며 있다보니 살이 쭉쭉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와서 내린 총평인데 베트남은 회담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적어도 취재 환경은 싱가포르에 비해 매우 좋았다. 2월의 하노이 날씨는 외부활동하기에 최적이었고 무엇보다 먹을거리가 주변에 널려있기에 먹는 즐거움으로 열흘 동안을 버틴것 같다. 하지만 한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몸무게가 정상으로 되돌아 가지 않고 있는 부작용이 생겼다.


낮은 스쳐지나 갔고 밤은 빨리 왔다.
내일의 하노이를 꿈꾸며 잠을 청했다.
숙소 앞 풍경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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