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 재활용 변주곡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4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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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활용 업계가 싸늘한 눈총을 받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지난 해에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을 필리핀에 수출을 했더랬습니다. 무려 6천 여 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을요. 필리핀 정부가 이 ‘폐플라스틱’ 더미 속에서 기저귀, 다 쓴 건전지, 의료폐기물 등 쓰레기가 다량 포함된 것을 발견해 항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대한민국은 쓰레기를 속여서 수출하는 나라라는 불명예스런 국제적 망신을 당했죠. 결국 국가 간 유해 폐기물의 이동을 막는 ‘바젤 협약’에 따라 지난 3일 수출됐던 쓰레기 일부가 평택항으로 들어왔습니다. 환경부는 해당 비양심 수출업체에게 돌아온 폐기물 4천 700톤의 처리 명령을 내린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통해 소각 등 처리에 나설 계획입니다. 집행에는 자그마치 국고 6억원이 긴급 지원될 예정입니다.

저희는 정상적인 재활용 처리 과정을 독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취재 도중 만나게 된 압축 재활용 더미들을 보니 이색적인 장면이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 캔, 페트병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화려한 색감을 선보이고 있더라고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던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시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우리 생활에서 편리하게 쓰이고, 버려진 뒤에도 다시 소중한 자원으로 재활용될 예정인 이 친구들의 마지막이지만 화려한 모습들을 구경하시죠.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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