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9m 고래 배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6kg이 ‘와르르’…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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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1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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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고래 배 안에서 플라스틱 컵 115개와 슬리퍼 등 6kg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더기로 나와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알렸다.

20일(현지 시간) 영국매체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몸길이 9.4m의 향유고래가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내 카포타 섬 인근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해당 국립공원 헤리 산토소 관리소장은 “주민들이 죽은 고래를 둘러싼 채 부패가 진행된 사체의 살점을 떼어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직원들이 즉시 출동해 고래의 사인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래가 어떻게 죽음이 이르게 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숨을 거둔 고래의 몸 속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고래의 위장에서 슬리퍼를 포함해 115개의 플라스틱 컵(750g) 19개의 하드 플라스틱(140g), 4개의 플라스틱 병(150g), 25개의 비닐봉투(260g) 등 모두 합해 6kg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 것.

환경보전 단체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본부의 해양생물보존 담당 드위 수프라프티 씨는 “고래의 사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목격한 사실은 정말로 끔찍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일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민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줬다.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은 “다른 많은 해양 동물도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 받고 있다. 이것은 우리 삶에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하며 “이번 일로 정부와 국민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얼마나 끔찍한지 알았다. 정부는 해양보호를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대처를 약속했다. 당국은 연간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를 들여 오는 2025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7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 1월 미국 과학전문 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다. 약 2억 6000만 명의 인구가 밀집된 섬나라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32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그 중 120만 톤은 해양으로 흘러들어간다.

올해 초 발표된 해양 오염에 관한 한 보고서는 세계 바다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10년 안에 3배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유엔도 지난해 말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약 10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생물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에 당면해 있다며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6월 태국 근해에서 발견된 둥근머리돌고래 배 속에서도 80여개의 비닐봉지가 발견돼 충격을 줬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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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본부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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