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맛보는 ‘옥류관 냉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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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내 호텔에 ‘올림픽회관’
남북공동 ‘코리아하우스’ 불발로 독자 운영하며 기념품 등 판매


“평양 옥류관 주방장이 직접 만들고 있습네다. 맛이 아주 좋습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개회식이 열린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GBK) 스타디움 인근의 한 오성급 호텔 1층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회관’이 문을 열었다. 여성 종업원은 “모든 식재료를 평양에서 공수한다. 냉면(사진)과 평양김밥 등이 아주 인기가 좋다. 자주 들러주시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당초 이번 대회에 북한과 ‘코리아하우스’ 공동 운영을 추진했다. 18일 개회식에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공동 입장했고, 3종목(여자축구 카누 조정)에서는 단일팀을 구성할 정도로 남북 스포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의견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한국과 북한은 자카르타 시내에 각각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하우스’를 운영하게 됐다. 한국의 코리아하우스가 선수단 지원 및 홍보관으로 주로 활용되는 반면 북한의 ‘올림픽회관’은 상업 시설 성격이 강하다.

냉면 가격을 묻자 “한 그릇에 5달러(약 5600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 기준으로는 저렴한 편이지만 현지 물가를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이곳에서는 북한 소주와 막걸리, 맥주 등 주류도 판매한다. 통일의 의미를 담은 티셔츠와 모자, 인삼 등 각종 건강식품, 대형 그림 액자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루피아화를 사용하지만 북한 올림픽회관이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달러 기준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 북한 올림픽회관은 대회 폐막(9월 2일) 직전인 1일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몇해 전까지 자카르타에는 평양냉면을 파는 북한 식당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그 식당이 문을 닫아 북한 올림픽회관은 자카르타에서 북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한편 한국의 코리아하우스는 하루 늦은 19일 개관식을 했다. GBK 스타디움 인근의 한 대형 창고를 개조해 만든 코리아하우스는 대형 공연 시설과 함께 한류 홍보관 등 4개의 부스를 갖췄다. 대한체육회는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으로 코리아하우스를 열었다. 체육회는 25일 오후 9시 ‘한국의 밤’ 행사를, 대회 폐막 하루 전인 9월 1일 오후 9시에는 ‘선수단의 밤’ 행사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체육회는 단일팀을 구성한 3종목의 합동 응원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자고 북측에 제안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민석 국회의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성조 선수단장 등이 참석했다.
 
자카르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북한 식당#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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