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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덴 사과 구멍 숭숭… 추석 한달앞 ‘숯덩이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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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덴 사과 구멍 숭숭… 추석 한달앞 ‘숯덩이 농심’

황태훈 기자 , 최혜령 기자 입력 2018-08-20 03:00수정 2018-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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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뭄 피해’ 포천 과수원 가보니
껍질 변색되고 면역력 떨어져, 썩고 타들어가… 사과10% ‘일소’피해
‘여의도 10배’ 전국 농경지 가뭄피해… 과일-채소 흉작에 추석물가 비상
폭염에 타들어가고 경기 포천시 한 과수원의 사과는 가뭄과 폭염으로 겉면이 타들어 가는 ‘일소 현상’으로 누렇고 허옇게 변했다. 포천=장승윤 tomato99@donga.com
“까악, 까악, 쉬익, 쉬익, 삐익, 삐익….”

16일 오전 찾아간 경기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의 소야사과 농장. 각종 새소리와 레이저 빔 소리에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농장 측은 까치 까마귀 직박구리 등 야생 조류가 과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녹음한 소음을 하루 종일 틀고 있었다.

올해 농가에는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 조류’ 외에 폭염과 가뭄이라는 최대 강적이 나타났다.

○ 가뭄에 여의도 10배 면적 농경지 피해

가뭄에 바닥 드러낸 저수지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는 여름 가뭄으로 저수율이 27%까지 떨어졌다. 19일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이 저수지에는 낚시용 좌대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예산=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날 오전 11시 포천의 사과나무 밑 곳곳에 누렇게 변색된 사과들이 떨어져 있었다.

올해 과수 농가들은 4월까지 눈이 내리는 쌀쌀한 날씨로 사과 꽃이 피지 않는 냉해를 입었다. 이어 여름에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지속된 데다 가뭄 때문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소야사과 농장의 함유상 대표는 “과일 재배 29년 만에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이라며 “통상 초록 빛깔을 보여야 정상인데 뜨거운 햇볕에 데어 변질돼 껍질이 두꺼워지고 면역력이 약해져 병에 잘 걸린다”고 말했다.

실제 과수원의 사과나무 위쪽 일조량이 많은 사과들은 사과 윗부분이 햇볕에 그을려 누렇게 변색돼 있었다. 사람 피부가 타는 것처럼 사과도 ‘일소(日燒)’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일부는 병균이 침투해 시커멓게 구멍이 뚫려 있기도 했다. 포천시 농협경제지주 연합사업단 이종옥 지원단장은 “포천시 사과의 10%가량이 일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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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이은 가뭄으로 과일은 물론이고 콩 옥수수 깻잎 배추 등 채소 농사도 흉년이다. 포천 주변에서 보이는 밭의 깻잎과 파 중에는 말라비틀어진 것이 적지 않았다. 채소들은 생기를 잃은 채 늘어진 모습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6일까지 전국에서 폭염과 가뭄 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여의도(2.9km²·윤중로 제방 안쪽 기준)의 10배인 2909ha에 이른다. 7일까지 농작물 피해 면적이 1256ha였던 것과 비교하면 열흘도 안 돼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사과 배 등 과일 피해 면적이 1308.3ha로 가장 컸고, 인삼 깨 등 특작물 피해가 750.2ha, 무 배추 등 채소가 438.2ha에 달한다.

○ 출하량 줄어 추석 물가 우려

가뭄과 폭염 피해가 커지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국의 배추 평균 가격은 포기당 6310원으로 1개월 전(3344원)보다 약 89% 올랐다. 16일 기준 수박 평균 가격은 1개월 전보다 70.8% 오른 개당 2만8310원으로 집계됐다. 출하가 시작된 복숭아는 16일 기준 10개당 2만2386원으로 1년 전보다 21.8% 올랐다.

문제는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온 추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4∼5월 이상저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열매가 일찍 떨어지는 낙과 피해가 있었던 데다 폭염까지 겹친 탓이다.

정부는 16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가격 안정과 추석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 비축 물량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의 하루 평균 배추 반입량은 500t 정도였지만 현재는 300∼350t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부는 하루 100∼200t의 봄배추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계약 재배 중인 무와 배추도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

포천=황태훈 beetlez@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사과 구멍#추석 한달앞#폭염#가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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