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 도시철도 4개 4년내 착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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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한달 생활 마친 박원순 시장, 강북권 우선 투자 100여개 대책 발표

한 달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임시 공관 생활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옥탑방에서 나오면서 주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성과 보고회로 박 시장의 삼양동 임시 공관 생활이 마무리됐다. 서울시 제공
한 달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임시 공관 생활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옥탑방에서 나오면서 주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성과 보고회로 박 시장의 삼양동 임시 공관 생활이 마무리됐다. 서울시 제공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간 임시 공관 생활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2시 주민보고회를 갖고, 강북 우선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9시 옥탑방에서 퇴거한 지 5시간 만이다. 박 시장은 옥탑방이 있던 서울 강북구 삼양동을 비롯해 강북구, 서울 강북권 전체에 대한 대책 등 100여 개를 쏟아냈다.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삼양동에서 세상을 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발표회에는 박겸수 강북구청장 등 주요 인사와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1시간 전부터 주민들이 몰리면서 200여 개의 좌석이 부족해 일부 참석자는 선 채로 발표를 지켜봤다. 다만 발표회장 밖에는 10여 명이 “정치 쇼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도시철도 조기 착공, 빈집 1000채 매입”

강북권 전체 우선투자와 관련해 6개 분야 24개 대책이 발표됐다. 우선 교통 분야에서는 비(非)강남권 도시철도 인프라 확충 전략이 나왔다. 민자사업으로 계획됐다 경제성을 이유로 추진이 지연됐던 도시철도 사업(면목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4곳을 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22년 이내 착공을 추진한다. 경사형 모노레일, 곤돌라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서울형 차량공유 서비스인 ‘나눔카’도 확대하기로 했다.

저층 주거지의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빈집을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4년간 총 1000채를 매입해 청년 주택과 창업 공간 등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0채 이상의 집만 묶어서 소규모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등 소규모 주거정비 사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인프라 확대 계획도 나왔다. SH공사 등 시 공공기관을 강북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한다. 강북 지역에 시립 어린이전문병원을 신설하고, 새로 마련하는 돌봄 시설의 90% 이상을 비강남 지역에 설치한다. 도심의 70%대 전선 지중화율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은 동북지역 전선 지중화율(45.9%)을 높이기 위해 시 비용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서울시는 1조 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조성해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강북이 강남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 인프라와 문화 시설을 확충하면 강남 부럽지 않은 또 다른 매력의 도시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 주민들 “실천이 더 중요”

발표회는 박 시장이 머물렀던 삼양동부터 시작해 강북구, 동북권(노원 도봉 성북 중랑 등) 개선 계획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삼양동과 관련한 11개 분야 38개 대책, 강북구와 관련해서는 11개 분야 33개 대책이 나왔다. 강북구 인근에 자원 재활용과 수선 등에 이용되는 ‘리 앤드 업(Re&Up) 사이클 플라자’를 설립하는 계획 등이다.

7년째 공사가 중단된 우이동 유원지 사업(옛 파인트리 앤드 스파 리조트)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인트리는 2011년 박 시장이 “특혜 유무를 규명하겠다”고 나선 뒤 공사가 중단됐던 곳이다. ‘재탕정책’ 논란도 예상된다. 박 시장은 “시작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지만 건물을 방치하는 것도 손실이다. 일부는 주민 편의시설로 개방하는 동시에 기업 입장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삼양동 일대와 관련한 대책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박 시장은 주민들로부터 감사의 뜻으로 ‘삼양동 명예 주민증’을 받았다. 발표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철 씨(76)는 “현장을 돌면서 세세한 것까지 짚어냈으니 말한 대로 제대로만 한다면 주민들도 강북에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실현 과정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비강남권 도시철도#4개 4년내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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