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팔로워’ 인기 인스타그래머, ‘전부 가짜’ 고백…20대 美女 아니라고?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22일 15시 05분


코멘트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미국 캘리포니아로 훌쩍 떠났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성 앞에서 한 컷. 22세 생일을 맞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

호텔처럼 깨끗한 침구, 때 묻지 않은 새하얀 가구, 아늑한 서재에서 커피 한 잔…. 화보 같은 일상생활 모습을 공유하며 인기를 얻은 영국의 인스타그래머 캐롤린 스티치(여)가 얼마 전 쓴 글이다. 그는 그러면서 디즈니랜드 명물인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 앞에서 홀로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20만 명에 가까운 그의 팔로워(19만3000명) 중 아무도 이 사진이 이상하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을 달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간) 영국매체 더 선은 캐롤린이 인스타그램으로 이른바 ‘가짜 인생 프로젝트’를 실행했다고 전했다. 캐롤린은 최근 글을 올려 자기 계정의 상당수 사진들은 원본과 거리가 멀게 ‘꾸며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캐롤린이 앞서 디즈니랜드에서 찍었다며 올린 사진도 합성한 이미지다. 조금만 살펴보면 이상한 점을 바로 눈치 챌 수 있다. 디즈니랜드는 늘 방문객들이 북적인다. 그러나 이 사진을 보면 캐롤린 말고는 아무도 없다. 이 밖에 그가 올렸던 사진 속 가구들은 너무나도 깨끗하다. 전혀 사용 흔적이 없다. 캐롤린은 “포토샵을 이용해 가구의 더러운 자국들을 지웠다”고 밝혔다.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얼굴과 몸도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감쪽같이 손 봤다. 다른 사진을 보면 캐롤린이 머그잔에 든 차를 마시며 깔끔하게 정돈한 침대에 앉아 있다. 사진 속 캐롤린은 날씬한 몸매와 큰 눈, 갸름한 얼굴 등 눈에 띄는 미모의 소유자. 그러나 캐롤린이 실제 자신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사진엔 전혀 다른 인물이 보인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꾸며낸 사진을 봐도 캐롤린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 또 얼마 전 “22세 생일을 맞았다”던 그의 실제 나이는 32세였다.

캐롤린은 최근 게시물에서 “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앱은 지금보다 10세 어린 나를 만들어주고, 디즈니랜드로 보내 주고, 늘 사람으로 북적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 앞에 혼자 서 있을 수 있게 해 준다”며 “나는 이미지를 조작하고 허구의 이야기를 덧붙여 현실처럼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즈니랜드로 떠났던 나의 ‘가짜 여행’은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 또 소셜미디어 활동이 사람의 자존감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에 대해서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캐롤린은 “나는 때로는 빈 컵을 들고 차를 마시는 척 했고, 가구 배치 다 바꾸고 사진을 찍었다. 난 사진에서처럼 추운 겨울에 우아하게 창문 옆에서 경치를 바라보며 책을 읽지도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는 “내게 인스타그램은 긍정적 경험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인스타그램은 내가 날씬하고 돈 많고 행복하고 외향적이며 인기 많은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완벽한 나”라고 덧붙였다.

캐롤린이 사실을 밝혔지만, 그는 여전히 인기 인스타그래머다. 그의 팔로워들 대다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프로젝트” “인스타그램에는 현실의 삶하고는 다른, 너무나도 멋진 또 다른 삶이 있다” “놀라운 동시에 소셜미디어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호응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