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나란히 ‘지젤’ 주인공… 서로 연기 조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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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4월 14~15일 유니버설 무대 올라… 형은 25일 국립발레단 공연

세계 4대 발레단 중 하나인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26·사진)이 4월 유니버설발레단(UBC) ‘지젤’ 무대에 남자 주인공 알브레히트 역으로 오른다. 4년 만에 선보이는 UBC의 ‘지젤’은 그가 몸담고 있는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이다. 러시아에 있는 그를 16일 전화 인터뷰했다. 그에게 ‘지젤’은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의 다리 역할을 한 작품이다.

“2010년 마린스키발레단 ‘지젤’ 내한공연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스승이자 마린스키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인 블라디미르 킴 선생님의 추천으로 마린스키발레단 단장님과 면담했어요. 다음 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오디션 기회를 얻어 입단하게 됐죠.”

‘지젤’ 내한공연 당시 형(김기완·국립발레단 솔리스트)과 같이 공연을 보러 간 그는 “‘마린스키발레단에서 발레 인생의 무대를 끝낸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했는데 꿈이 현실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예카테리나 오스몰키나가 지젤 역으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오스몰키나에 대해 “세계적인 무용수로 작품 해석력이 뛰어난 데다 신체조건이 좋아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칭찬했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닌다. 2009년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에서 국내 직업 발레단 역사상 최연소(17세)로 ‘지크프리트 왕자’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2011년 동양인 최초로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한 후 두 달 만에 주역을 꿰찼다. 2015년에는 수석무용수로 승급하며 또다시 ‘동양인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지난해에는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상을 수상했다. 그는 “좋은 스승을 만난 것과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것이 성과를 낸 것 같다”고 했다.

“형이 25일 국립발레단 ‘지젤’에서 알브레이트 역을 맡아 저와 2주 간격으로 ‘지젤’ 무대에 오르게 됐어요. 알브레이트 역을 나란히 맡다 보니 서로 연습 영상을 보내 조언을 주고받고 있어요. 흥미로우면서도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답니다.”(웃음) UBC의 ‘지젤’은 4월 6∼15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10만 원. 070-7124-173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수석무용수 김기민#유니버설발레단#지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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