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문재인 대통령, 지갑에 盧유서 갖고 다녀…文 퇴임 후 참모 ‘찜’”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19일 08시 25분


코멘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문 대통령이 지갑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유서를 갖고 다닌다고 밝혔다.

18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간적으로 매료된 점이 있나'라는 김어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부엉이바위 위에서 뛰어내리시고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옮기신 다음에, 집에서 어떻게 된 건지 비서들이 찾던 유서를 (컴퓨터) 화면에서 봤다. 그걸 처음 출력해서 문재인 실장님께 갖다 드렸던 그 첫 출력본이다. 그것을 꾸깃꾸깃 접어서 지갑에 갖고 계시더라"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래서 한 번은 여쭤봤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복수'라는 이야기를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복수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누구에 대한 앙갚음이 아니다"라며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이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아름다운 복수'라는 말을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 우리의 가장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어느 사건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뛰어넘는 방식 그런 걸 봤다"고 말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적폐청산이라는 표현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왜냐하면 적폐라고 하면 쌓인 폐단이고 폐해다. 그러면 언제부터 쌓여서 언제까지를 말하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적폐가 아니고 건강한 법치국가에서 좌시하거나 용납해서는 안 될, 법치와 정의의 테두리 내에서 반드시 단죄하고 씻고 극복하고 넘어가야 할 부정·부패·비리 사안이다. 이게 무슨 어느 정권의 적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건 어느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정계 복귀설에 대해서는 "올해 지방선거를 비롯해 문 대통령 재임기간 5년 동안 출마하지 않는 것은 물론 5년 뒤, 앞으로도 영원히 정계 진출을 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 전 비서관은 "떠나면서 문 대통령께 약속드린 게 있다. 밖에 있지만 대통령 모셨던 사람으로서 비루하게 살진 않겠다고"라며 "야구로 치면 경기장에서 선수로 뛰다가 스스로 선수복을 벗고 관중석으로 올라가서 응원하는 맛이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퇴임 이후 참모 역할을 찜해 놨다고 밝힌 양 전 비서관은 "정치인 문재인의 첫 비서라는 자부심이 있다. 대통령이 되시고 퇴임하시면 제가 마지막까지 모시는 마지막 비서로서도 의리와 도리를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또 문 대통령이 히말라야에 등반할 때 동행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남기고 해외로 떠났다. 그러다 이달 30일과 다음 달 6일에 열릴 북 콘서트와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귀국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