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탁치니 억하고”…1987년 역사의 물줄기 바꾼 양심의 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4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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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탁치니 억하고’ 사망?’ 1987년 역사의 물줄기 바꾼 양심의 소리

#2.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이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고문치사를 은폐 축소하려는 권력과 이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의 실화가 바탕이죠.

영화 속 결정적 장면마다 집요하고 용기 있게 진실을 캐냈던 동아일보 기자들의 활약상이 담겨있습니다. 동아일보 기자 개인이 아닌 편집국 전체가 똘똘 뭉쳐 진실을 밝혀낸 것이죠.

#3.
당시 당국은 서울대생이 경찰 조사 도중 ‘탁치니 억하고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동아일보의 1월 16일자 ‘대학생 경찰 조사받다 사망’ 특종 보도로 물고문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4. #5.
영화 속에는 동아일보 사회부장이 편집회의를 마친 뒤 “대학생이 고문 받다 죽었는데 이런 보도지침이 무슨 소용이냐!”라고 외치며 보도지침이 적힌 칠판을 지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제로 동아일보는 1월 16일 특종 보도에 이어 19일자에 전체 12개면 중 6개면을 박종철 사건 기사로 다뤘죠.

#6.
배우 이희준은 사건에 끝까지 매달려 진실을 파헤치는 ‘윤 기자’역을 맡았는데요.
윤 기자의 실제 모델은 1987년 당시 동아일보 사회부 사건팀 고(故) 윤상삼 기자.
서울 용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을 응급조치한 의사 오연상의 증언을 특종 보도했죠.

#7.
아버지 박정기 씨가 박종철의 시신을 화장한 재를 강물에 뿌릴 때도 동아일보 황열헌 기자가 유일하게 함께 했습니다.
박 씨가 흰 종이를 강물 위에 띄우며 “철아, 잘 가그래이. 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다”라고 통곡을 삼키며 외치는 모습을 기사에 담았죠. 이 문장은 6월 항쟁을 상징하는 플래카드에도 사용됐습니다.

#8 #9
연쇄 특종은 5월 22일자에 치안감을 비롯한 상급자들이 고문치사범 축소 조작을 모의했다는 폭로로까지 이어졌습니다.

6월 항쟁으로 본격화되자 동아일보 사회부장은 “서울역 시청 대전 부산 모두 커버해서 취재하라”고 지시하죠.
신문사 사옥에까지 최루탄이 터졌지만 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1987년 양심의 소리를 내고 길거리에 나와 싸운 분들을 생각하며 만든 영화다.”(장준환 감독)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수많은 양심의 한가운데 동아일보가 있었습니다.

원본ㅣ장선희 기자
사진 출처ㅣ동아일보 DB·Pixabay·cj 엔터테인먼트
기획·제작ㅣ김아연 기자·김채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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