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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의 잡학사전]기차와 지하철은 통행방향이 왜 반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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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의 잡학사전]기차와 지하철은 통행방향이 왜 반대일까?

황규인 기자 입력 2017-12-12 19:22수정 2017-12-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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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정말입니다. ‘기차는 좌측통행, 지하철은 우측통행’이 기본입니다.

국유철도운전규칙 제32조에는 ‘한 쌍의 선로에 있어서 열차의 진로는 좌측으로 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반면 도시철도건설규칙 제5조는 ‘열차의 운전 진로는 오른쪽으로 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지하철은 물론 자동차도 모두 오른쪽으로 다니는데 기차만 왼쪽으로 다니는 건 일제강점기 때 철도 노선을 짓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선 차량이 왼쪽 차선으로 다니는 거 알고 계시죠?

국유철도운전규칙에 따라 왼쪽 선로를 달리고 있는 KTX.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맞습니다. 지하철 중에서 서울지하철 1호선은 예외입니다. 1호선은 왼쪽으로 다닙니다. 제일 먼저 지은 지하철 노선이 이 규칙을 어긴 건 경인·경부선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국철’이라고 부르던 그 노선입니다. 같은 철로를 이용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1호선은 좌측 통행이기 때문에 사진 아래쪽을 향해 달리는 건 오른쪽 열차입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런데 1호선과 2호선 성수지선이 만나는 지점에 신설동역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성수지선은 1호선 운행을 마친 열차가 정비를 받으러 향하는 군자차량사업소와 연결돼 있습니다. 1호선은 왼쪽으로 달리고 2호선은 오른쪽으로 달리니까 중간에 철로를 바꿔줘야 합니다. 신설동역에 지하 3층에 ‘유령역’이 있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 관련기사 - 서울 ‘지하철 유령역’ 4개 더 있다

서울지하철 4호선에도 국철 구간이 있었습니다. 현재 남태령~오이도 역 구간. 이 중 금정 역 아래 노선(안산선)은 처음 만든 1988년부터 1994년까지는 1호선 구간이었습니다. 그러다 남태령~금정 역을 잇는 과천선을 만들면서 4호선과 연결하게 됐습니다. 4호선과 과천·안산선 사이에 통행 방향 문제가 생긴 게 당연한 일. 게다가 4호선은 직류로 전동차를 움직인 반면 국철 쪽은 교류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남태령~선바위역 사이에 흔히 ‘꽈배기굴’이라고 부르는 입체 교차로를 만들었습니다. 서울하고 경기도 구간을 나눈 것. 4호선을 타고 있는데 남태령 역과 선바위 역 사이에서 “잠시 후 전력 공급 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일부 전등이 소등되며 냉·난방 장치가 잠시 정지되오니…”하고 안내 방송이 나오면 바로 그 구간을 지나고 계신 겁니다.


이 그림은 여러분 이해를 도우려고 과장되게 그린 겁니다. 실제로는 아래 그림 정도는 아니어도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 그림은 신설역을 출발한 우이신설선 열차가 선로 방향을 바꾸는 모습입니다. 우이신설선에서는 신설동역이 종점이라 양쪽 승강장에서 모두 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왼쪽 선로에서 출발한 열차고 있는데 이 열차는 다음 역인 보문역에 도착하기 전 이렇게 오른쪽으로 선로를 바꿉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하철 진행 방향이 바뀌면 주로 열리는 문도 바뀝니다. 지하철역은 크게 철로가 가운데 있고 양 옆에 승강장이 있는 ‘상대식’과 철로가 양쪽에 있고 승장강이 가운데 있는 ‘섬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대식은 열차가 달리는 방향 쪽 문이 열리고 섬식은 반대입니다.
상대식 승강장(왼쪽)과 섬식 승강장. 위키피디아 공용.

상대식 승강장에서는 열차 진행 방향하고 같은 쪽 문이 열리고 상대식은 반대쪽 문이 열립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교통공사에서 제공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시내 구간에 있는 역 277곳 가운데 67.1%에 해당하는 186곳이 상대식입니다. 그러니까 1호선은 진행 방향 기준으로 왼쪽 문이 더 많이 열리고, 나머지 호선에서는 오른쪽 문이 더 많이 열립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열리는 문 표시.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수도권 지하철 전체 승강장 정보를 알아보려 서울시외 구간 역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도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노선이 너무 많아 자료 수집이 어렵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꺼려 전체 결과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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