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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형 로봇, 고난도 체조동작 ‘백플립’까지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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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형 로봇, 고난도 체조동작 ‘백플립’까지 구사한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17-11-24 03:00수정 2017-12-0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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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운동능력 넘어선 로봇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체조기술 중 하나인 백플립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이 로봇은 유압식 구동장치를 채택해 세계에서 운동능력이 가장 뛰어난 인간형 로봇으로 꼽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공
사람처럼 생긴 인간형 로봇 한 대가 두 발로 땅을 박차고 올라 허리 높이의 탁자 위로 사뿐하게 올라선다. 공중으로 다시 한 번 뛰어오르는가 싶더니 허리를 뒤로 젖혀 공중제비를 한 바퀴 돌아 안정적으로 착지한다.

미국 로봇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자사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로 체조기술 중 하나인 백플립(backflip)을 구현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고, 이 동영상을 16일(현지 시간) 인터넷으로 공개했다. 백플립과 같은 고난도 체조동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로봇이 보통사람의 운동능력을 이미 뛰어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람과 닮은 인간형 로봇은 이미 세계적으로 여러 종류가 개발됐다. 일본 혼다에서 개발한 아시모, 국내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가 개발한 휴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로봇은 모두 두 발로 걷거나 달리는 기술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재난현장용으로 특별히 개발한 고성능 로봇은 비탈진 경사면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었지만 체조기술까지 흉내 낼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로봇 전문가들은 인간형 로봇의 운동성능이 이처럼 진일보할 수 있는 까닭을 구동장치의 발전에서 꼽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간형 로봇은 전기모터를 써서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기름의 압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유압식 로봇’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유압식 구동장치는 전기모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힘을 낼 수 있어 굴착기 등 건설장비를 만드는 데 주로 쓰였다. 이것이 로봇에 쓰이기 시작하며 점차로 로봇의 운동 성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백플립에 성공한 로봇 아틀라스도 유압식 로봇이다. 아틀라스 제조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공학자 사이에서 세계에서 유압식 로봇 개발능력이 가장 뛰어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전기모터 방식은 로봇의 팔과 허리, 다리 관절의 각도 등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완벽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상황에 맞는 몸동작을 미리 지정해 움직인다. 그러나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이 할 수 있는 ‘등척성 운동’을 흉내 내기는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등척성 운동은 손으로 벽을 밀고 있는 것과 같은, 힘은 쓰고 있지만 자세는 변하지 않는 운동을 뜻한다. 전기모터로도 토크(힘의 크기)를 측정해 제어할 수는 있어 불가능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반대로 유압식 구동장치는 관절 주위에 붙은 피스톤에 기름을 밀어 넣어 움직인다. 얼마나 큰 힘을 낼 것인지를 조절해 움직인다. 이 특징을 이용하면 로봇의 온 몸에 힘을 자유자재로 보낼 수 있다. 유압식 로봇은 기름의 압력을 만들어내는, 내연기관이나 전기를 이용한 유압 펌프를 로봇의 등이나 가슴 등에 넣어 두고, 팔과 다리에선 그 압력을 받아 움직인다.


현재 국내에서 유압식 로봇 개발 기술이 가장 앞선 곳으로 평가받는 곳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이다. 생기원은 2013년 네 발로 걷는 로봇 당나귀 ‘진풍’을 개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사람이 입으면 힘이 세지는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 시리즈를 유압식 구동장치로 개발해 소방용 로봇으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조정산 생기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압식의 단점은 소형화가 불리한 것이었는데, 최근 각종 부품의 발전으로 키 1m 이상만 되면 유압식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유압식 로봇은 로봇 공학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KAIST 휴머노이드로봇 연구센터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는 전기모터식 인간형 로봇 중 매우 뛰어난 것 중 하나로 꼽히지만 관련 연구진은 최근 유압식 구동장치를 채용한 신형 휴보를 개발하고 있다.

로봇 휴보 제작, 판매 기업 레인보우의 이정호 사장은 “유압식은 제어하기 까다롭지만 힘을 제어하는 측면에선 장점이 많아 주목받는 것 같다”며 “로봇의 성격에 맞는 구동방식을 선택하고 개발해야 최적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보스턴 다이내믹스#유압식 구동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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