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위대, 美 핵무기 탑재가능한 B-52와 공동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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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겨냥 8월 동해 공역서 실시
美, 中견제 위해 日 군사대국화 용인

일본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내세워 미국과의 군사적 동맹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의 안보 역할 확대를 원하고 있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일본 유력 정치인들의 자체 무장 강화 발언도 점차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9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사진)가 8월 일본 열도 상공을 횡단 비행한 뒤 동해 공역에서 항공자위대 전투기와 공동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북한과 가까운 해상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와 자위대기가 공동훈련을 한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비핵 3원칙(핵무기의 보유, 제조, 반입 금지)’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사전에 B-52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고 비행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의 동향이 북한에 주는 정치적 군사적 의미는 상당히 크다”며 “미일 간 강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미국의 의향에 따라 비공개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B-52와 항공자위대의 공동훈련을 북한이 파악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이 이르면 내년 1월 상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한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미국에 가는 길에 하와이에 들러 방위성이 2023년 도입을 추진하는 육상형 이지스 시스템 ‘이지스어쇼어’도 시찰할 예정이다.

양국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대북 군사적 압력 및 미일동맹 강화책을 논의하며 비전투원 대피활동과 선제공격 등 군사옵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 기지 공격 필요성을 제기해온 오노데라 방위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이후 북한 정세가 긴박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가져왔다. 18일 자신의 지역구 강연에서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 대해 미국이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대(북한)가 쏘는 곳을 공격해, 공격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은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가 가능)를 택하고 있으므로, 대신 공격해 주는 것이 미국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후계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일본의 핵무기 제조 능력 보유론을 제기했다. 그는 18일 도쿄에서 가진 강연에서 “우리 주변은 모두 핵 대국”이라며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여차하면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억지력이 되고 있는지는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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