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지드래곤, 아이린… 파리에서 뜨는 한국 소셜 파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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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위크 장악한 인스타 열풍

샤넬 쇼를 찾은 모델 수주와 지드래곤.
샤넬 쇼를 찾은 모델 수주와 지드래곤.
패션쇼가 끝나갈 무렵, 게스트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피날레 동영상을 찍어야 하니까. 마음이 급해 일어서기까지 해서 피날레 동영상을 찍고 나면 바로 해시태그를 붙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다. SNS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은 최신 패션정보의 메인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패션쇼장 밖은 어떤가. 수많은 포토그래퍼는 쇼를 찾는 ‘특별한 게스트’를 찍기 바빴다. 팝 가수, 배우보다 인기 피사체는 바로 소셜 인플루언서. 한때 패션 블로거로 불렸지만 SNS 주도권이 인스타로 넘어간 뒤로는 소셜 사회에 영향력을 준다는 뜻에서 인플루언서로 불린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정돼 있는 패션쇼 좌석에 소셜 인플루언서가 점점 늘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글로벌 소셜 인플루언서로 떠오른 모델 아이린. 하이 스튜디오 제공
글로벌 소셜 인플루언서로 떠오른 모델 아이린. 하이 스튜디오 제공

소셜 인플루언서는 확실히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멋진 룩을 자랑했다. 이들은 런웨이와 대중의 중간 지점에 서서 어떻게 하이패션과 스트리트 스타일을 조합하는지 알려주는 미디어가 되고 있었다. 블로그 ‘더 패션기타’를 운영하는 미국의 샬럿 그로네벨드는 발렌티노 쇼에서 녹색 코트에 녹색 레이스 스커트를, 샤넬 쇼에서 샤넬 슈트에 ‘반짝이 부츠’를 신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유명한 아미 송은 발렌티노에서도 루이뷔통에서도 캘리포니아식 쿨함을 드러냈다. 아미 송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400만 명이 넘는다.

프런트 로의 아시아 파워도 새로운 변화로 꼽힌다. 럭셔리 산업을 떠받치는 중국의 소비력과 아시아 문화를 이끄는 한국의 소셜 파워를 실감케 했다. 중국 배우 판빙빙은 지방시 쇼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옆자리를 차지했다. 소셜 파워에선 한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드래곤은 샤넬 게스트 중 단연 돋보였다. 샤넬 쇼를 다룬 거의 모든 기사에 등장할 정도. 모델이면서 소셜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아이린 역시 주요 컬렉션 초청 1순위였다. 쿨함이 대세인 최근 패션계에서 스트리트식 문화에 럭셔리를 녹일 수 있는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전통 미디어는 약간의 질투와 우려로 인플루언서 열풍을 보는 편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다뤘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최근 기업으로부터 대가를 받을 경우 이를 인스타그램에 명시할 것을 의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에는 패션 모델을 뽑을 때에도 팔로어 수가 고려될 정도로 인스타그램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인플루언서가 브랜드가 요구하는 돈에 신중하지 않으면 결국 거품이 꺼질 것”이란 패션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패션위크#지드래곤#아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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