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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친구 ‘무민’ 태어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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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친구 ‘무민’ 태어나기까지…

김민기자 입력 2017-09-22 03:00수정 2017-09-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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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얀손의 삶 다룬 ‘일과 사랑’ 출간
서울 예술의전당서 ‘무민 원화전’
1955∼56년 한 소아병원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는 토베 얀손. 이 무렵 ‘무민 골짜기의 여름’을 쓰고 있었던 그는 낮 동안은 벽화를 그리며 돈을 벌었다. 문학동네 제공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이면 아름다움은 더 깊어진다. ‘무민’ 동화 작가의 전기 ‘토베 얀손, 일과 사랑’(문학동네)이 최근 출간됐다. 작가의 삶의 기록에서 보이는 무민 동화의 메시지는 고통을 대하는 방법이다.

캐릭터 무민이 태어난 1939년 핀란드는 전쟁에 휩싸여 있었다. 25세의 얀손은 셀 수 없이 많은 친구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지던 그때, 그는 동화를 쓰기로 했다. 주인공은 왕자도 공주도 아닌 괴물 ‘무민 트롤’이었다.

핀란드에서는 어린아이들이 구석에 숨어들면 어른들은 ‘무민 트롤이 튀어나온다’며 겁을 줬다. 무민을 발음할 땐 ‘무-’ 하고 길게 소리 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서 얀손이 무민을 처음 그렸을 땐 시커먼 몸에 새빨간 눈을 갖고 있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그것이 갖는 공포 그 자체의 이미지였다. 작가에게는 전쟁의 광기였을 것이다.

얀손은 검은 무민에 색을 입히고, 가족을 만들어주고, 아름다운 숲을 그려주며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고통을 받아들였다. 1964년 누구를 위해 책을 쓰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가장 먼저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 다음에 누군가를 염두에 뒀다면 그건 아마 소심하고, 불안하고, 외로운 아이들일 거예요. 아이들의 세계에는 따뜻함도 있지만 미스터리와 잔혹함도 있어요. 저는 그런 것들을 배제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가 동화 속 세계로 숨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얀손은 1940년대 잡지 ‘가름’에 정치 풍자 만평을 활발히 그렸다. 핀란드가 독일과 동맹을 맺고, 친독 정서가 퍼졌을 때도 그는 히틀러를 떼쓰는 욕심쟁이 꼬마로 그렸다. 1941년에는 스웨덴에서 ‘북유럽의 가장 유머러스한 카투니스트’로 뽑히기도 했다.

책은 이처럼 예쁜 동화 뒤에 숨은 작가의 열정적인 삶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핀란드의 미술사가·비평가 툴라 카르얄라이넨이 얀손의 수기와 메모, 편지들을 꼼꼼히 분석한 결과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무민 원화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02-837-6611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토베 얀손#무민 골짜기의 여름#무민 원화전#m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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