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슐츠, 어린시절 사진 맞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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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슐츠, 초등생때 사진 공개 “난 고교 중퇴”… 인생역전 강조
메르켈, 포스터에 3세때 사진… “뭐든지 될수있는 독일” 글로 반격

24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기독민주당 총리 후보 앙겔라 메르켈 총리(63)와 사회민주당 총리 후보 마르틴 슐츠 당수(62)가 서로 어릴 적 사진을 내걸고 부동층 공략에 나섰다.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어린 시절 사진이 사실상 선거 승리를 위한 최후의 무기가 된 셈이다.

21일 공개된 기민당 선거 유세 포스터에는 1957년 당시 3세인 메르켈(왼쪽 사진)이 미소 짓는 흑백 사진이 크게 담겼다. 바로 옆에는 ‘누구든지 뭐든지 될 수 있는 독일을 위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집권 기민당이 내세운 핵심 선거구호 ‘잘살고, 그리고 또한 살고 싶은 독일을 위하여’와 일맥상통하는 문구다. 이와 동시에 메르켈이 옛 동독에서 성장했지만 민주적 절차를 거쳐 통일 독일의 지도자로 선출됐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실 어린 시절 사진을 먼저 꺼내든 것은 메르켈을 힘겹게 추격 중인 슐츠였다. 그는 이달 초 반항적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흑백사진 위에 “나는 아비투어(고교 졸업·대학 입학 자격)가 없다. 나는 (대신) 직업교육을 받았다. 직업교육과 대학 진학 교육은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글을 적어 페이스북 프로필에 사용했다.

메르켈보다 한 살 어린 슐츠는 11학년(고교 2년) 때 낙제해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 19세부터 24세까지 알코올의존증자로 살았다. 정신을 차린 뒤에는 독학으로 영어 등 5개 외국어를 완전히 습득했고 직업교육도 받았다. 1987년 자신의 고향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뷔르젤렌 시장이 됐으며 이후 유럽의회 의장까지 지내는 반전의 이력을 만들어냈다.

19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36.5%, 사민당은 22%의 지지를 받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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