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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의 교통잡담]<1> 日 대중교통의 ‘한반도 목장의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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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의 교통잡담]<1> 日 대중교통의 ‘한반도 목장의 혈투’

서형석기자 입력 2017-09-21 15:55수정 2017-09-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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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부터 바퀴달린 것을 좋아했던 동아일보 사회부 서형석 기자. 교통안전을 주로 취재하는 그가 전하는 교통에 대한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도에이(都營, 도쿄도 교통국), 도쿄메트로, 도부(東武)… 올 들어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들입니다. 모두 일본 도쿄(東京)를 거점으로 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 사업을 하는 회사이지요. 이들의 SNS에는 자사노선을 소개하는 사진과 글은 물론 승차권 할인, 연계 관광 혜택 같은 정보가 한국어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도쿄 외곽 12.2km 구간을 운행하는 노면전차 ‘도덴아라카와선’ 열차가 아라카와구의 벚꽃길을 달리고 있다. 도쿄도는 올 4월 아라카와선의 별칭을 ‘도쿄 사쿠라트램’으로 정하고 시내 모든 안내물의 노선 명칭을 별칭으로 바꾸는 등 관광수요 유치에 나섰다. 도쿄도 교통국 제공

올 봄 도에이 트램 도덴아라카와(都電荒川)선이 흩날리는 벚꽃 길을 달리는 사진에는 “예쁘다” “가고 싶다”는 한국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졌죠. 아라카와선은 도쿄 외곽의 인구감소와 적자로 한때 폐선까지 검토됐던 골칫덩이였습니다. 하지만 올 4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도쿄 사쿠라트램’으로 이름을 바꾸고 “관광으로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멋진 관광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 ‘꿀팁 정보’에 누리꾼 호응

도쿄에서 지하철 4개 노선과 버스, 트램 등을 운영하는 도에이 교통은 지난해 10월과 12월 각각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한국어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어 담당자가 도에이 노선으로 갈 수 있는 도쿄의 명소를 직접 찾아 찍은 사진과 소개 글을 올리고 있지요. 도쿄를 한 바퀴 도는 지하철 오에도(大江戶)선, 동서를 이으며 명소에 갈 수 있는 都01번 버스처럼 각 노선의 특색도 다룹니다. 쉽게 보기 힘든 ‘현지 명소’에 관한 정보가 많아 입소문을 탔지요. 페이스북에는 9개월 간 ‘좋아요’를 누른 8500명이 도에이 계정을 구독해봅니다. 도에이 홍보담당 야마카게 아키호(山蔭秋穗)씨는 “많은 댓글이 올라오는 걸 보며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옛 에도(江戶) 시절 모습을 간직한 가와고에(川越), 온천으로 유명한 닛코(日光)를 잇는 도부철도도 열심입니다. 도쿄 주변의 지역 축제는 물론 도부가 운영하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634m 전파탑 ‘도쿄스카이트리’의 정보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도부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인에게 생소했던 도쿄 외곽의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고 소개했습니다.

● ‘타는 경험’을 파는 나라…한국인은 ‘잠재적 큰 손’


일본 대중교통은 원가 이상의 요금, 부동산 개발로 수십 년간 막대한 수익을 일궜습니다. 하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더 이상 내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지요. 2015년에는 도쿄에서도 적자를 낸 회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눈길이 쏠린 이유이지요. 특히 올해 6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대가 예상되는 방일(訪日) 한국인은 놓쳐선 안 될 ‘잠재적 큰 손’입니다.

지난달 23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인근 건널목에서 관광객이 노면전차 ‘에노덴’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곳은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됐던 곳으로 20년 넘게 일본은 물론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성지순례’를 오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마쿠라=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일본 대중교통은 일찍이 단순한 ‘탈 것’이 아닌 ‘타는 경험을 파는 콘텐츠’로 성장했습니다. 만화 ‘에반게리온’의 캐릭터로 장식한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 열차는 항상 매진이고,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가나가와(神奈川)현의 10㎞ 길이 트램 ‘에노덴(江ノ電)’은 2015년 실어 나른 승객 1838만 명 중 1247만 명이 관광객이었습니다. 이들로부터 전체 수익의 77%를 벌어들였지요. 도쿄메트로의 9개 지하철 노선을 타고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Find my Tokyo’ 캠페인은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쓴 TV 광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잘하던 것으로 한국 관광객을 모으겠다는 게 일본 대중교통 업계의 전략이지요.

국내 대중교통 업계도 고령화로 인한 무임수송 증가, 낮은 요금으로 적자에 시달리지만 아직은 ‘외국인 손님맞이’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현지의 골목을 누비며 현지인의 삶에 가까이하는 것이 젊은 세대의 여행 추세다. 역, 정류소를 거점으로 현지를 소개하는 일본 업계의 SNS 마케팅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다”며 “내수에 치중하는 국내 대중교통 업계에도 일본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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