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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관]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건 얼핏 가혹하게 보이지만 시인은…‘두 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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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도서관]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건 얼핏 가혹하게 보이지만 시인은…‘두 번은 없다’

김지영기자 입력 2017-09-20 17:04수정 2017-09-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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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동아일보DB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두 번은 없다’에서


그렇다. 두 번은 없다. 어제와 같은 오늘도 없고, 내일도 오늘과 같지 않을 것이다. 어제를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그런 실수는 안 할 텐데, 후회해도 두 번의 어제는 없다. 우리는 오늘을 사는 연습 없이 하루를 시작했다.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이라고 노래한다. 낙제엔 재시험이 따르지만 인생엔 재시험이 없기 때문이다.

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건 얼핏 가혹하게 보인다. 그러나 시인은 이런 사실을 일깨워준다.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고. 당신이 느끼는 사랑의 감각이 동일했던 적은 없었다고. 당신이 갖는 순간순간은 오로지 한 번이기에 소중하다고. 시인은 힘주어 말한다.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아름답다’.


이 작품은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23~2012)의 시다. 그는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가 다음달 초로 다가왔다. 지난해 밥 딜런 수상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는 어떤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할지 궁금해진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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