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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동아/9월 13일]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서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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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동아/9월 13일]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서막을 열다

김지영기자 입력 2017-09-13 15:37수정 2017-09-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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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알린 동아일보 1996년 9월 14일자 3면.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13일 오후 7시 반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극장에서 국내외 영화관계자와 부산 시민 등 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9일 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동아일보 1996년 9월 13일자 3면)

동아일보DB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비밀과 거짓말’. 부산국제영화제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예술영화, 작가주의 영화를 중심으로 상영됐다.
개막이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우려는 순식간에 씻겼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개막작 ‘비밀과 거짓말’을 소개하자 뉘여 있던 야외 스크린이 서서히 세워졌다. 20년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동호 위원장은 “첫해 대형 스크린을 세울 때의 감동은 평생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커다란 스크린을 세우는 건 처음이어서 모든 스태프가 모여서 감탄했다”고 회상했다(동아일보 2015년 9월 12일자 18면).

해운대 수영만 밤하늘은 화려한 불꽃으로 빛났고 관객들은 남포동을 가득 메웠다. 개막식 기사의 제목이었던 ‘부산은 시네마 천국’은 이후 단골 타이틀이 됐다. 개막 전만 해도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한다는 것, 그것도 예술영화, 작가주의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은 모험처럼 보였다. 그런데 전국의 영화 팬들이 삽시간에 모여들었다. 할리우드가 아닌 다른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갈증도 컸다. ‘비밀과 거짓말’을 비롯해 31개국 169편의 작품이 부산에서 상영됐다. 영화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술집의 심야영업이 허용되지 않던 시절 영화인들과 관객들은 남포동 극장거리에 신문지를 펴고 앉아 밤늦도록 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동아일보DB
2005년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이 열기는 해가 거듭될수록 뜨거워졌고 부산국제영화제는 빠르게 입지를 굳혔다. 5년이 지나지 않아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10회째를 맞은 2005년 10월 부산을 찾은 프랑스 칸영화제의 티에리 프레모, 독일 베를린영화제의 디터 코슬리크, 미국 선댄스영화제의 제프리 길모어 등 3명의 집행위원장은 “급속하게 성장한 영화제” “아주 독자적이고 고유하다” “아시아 영화의 진화 방향을 설정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동아일보 2005년 10월 13일자 23면)

첫 영화제는 예산 22억 원으로 치렀지만 최근 예산 규모는 1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지난해에는 69개국 299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그러나 2014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부산시와 영화제 측 갈등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영화인들이 참가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불협화음도 생겼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축제의 자리를 지키길 기원한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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