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해볼 만하다, 백지선의 평창 ‘퍽 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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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L, 하부 AHL 선수 출전 허용, 빅리그 진출가능 유망주는 제외해
캐나다-미국-스위스 등 전력 약화… 한국 등 자국리그 중심 팀 반사익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대표팀과 맞붙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에서 비슷한 광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아이스하키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평창 보이콧을 결정한 가운데 NHL의 하부리그인 아메리칸하키리그(AHL)는 선수들을 평창 올림픽에 보내기로 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올림픽에 못 나오지만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선수들의 출전은 허용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다. 순수하게 AHL 계약을 한 선수에 한해 올림픽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다시 야구에 비유하자면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선수는 올림픽에 갈 수 없다.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냐 마이너리그냐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계약)을 한 선수 역시 출전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언제든지 빅리그에 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평창에 올 수 있는 AHL 선수들은 순수한 ‘마이너리거’들이다. 나이 또는 실력 등의 이유로 빅리그 승격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오게 되는 것이다. 한국 국가대표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이크 테스트위드, 브라이언 영(이상 하이원) 등도 AHL을 거쳐 아시아리그에서 뛰기 시작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나라는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5위 미국이다. 두 나라는 최고의 선수들(NHL)뿐 아니라 차선의 선수들(NHL에 올라갈 수 있는 유망주)까지 뺀 채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 스위스(7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 등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2017∼2018 NHL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뉴저지 데블스에 입단한 니코 히시어(스위스)는 NHL 계약을 했기 때문에 평창 올림픽에서 스위스 국기를 달고 뛸 수 없다.

이와는 반대로 자국 리그 출신으로 선수단을 구성하는 독일이나 슬로베니아 등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 진출의 기적을 일군 한국도 마찬가지다. A조에 속한 한국은 캐나다, 체코(6위), 스위스(7위) 등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백지선 한국 대표팀 감독(사진)은 최근 미디어데이 행사 때 “평창 올림픽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어떤 경기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해 봤다”고 말했다. 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강국들의 전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평창 올림픽에서는 이변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매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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