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별이 된 한국 마라톤의 영웅 서윤복…손기정 恨 풀어준 애국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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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이 된 한국 마라톤의 영웅 서윤복
1947년 보스톤 마라톤 우승으로 손기정 일장기 恨 풀어준 애국자
#.2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한국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 내 사명이다.
나라 없는 설움도 크지만 나라가 있어도 알려져 있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1947년 4월 19일 세계 최고 권위인 미국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24세 청년 서윤복의 심장은 터질 듯 뛰었습니다.

#.3
해방은 됐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지 않았던
당시 서윤복은 시민과 美 군정청 직원 모금으로 어렵게 여비를 마련해 대회에 나섰죠.

군용기와 여객기를 갈아타며 무려 닷새 만에 보스턴에 도착했고
신발도 없어 스승 손기정(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1912~2002)의 신발을 빌려 신었습니다.

#.4
아무도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키 166cm의 작은 선수를 주목하지 않았지만
그는 2시간 25분 39초의 당시 세계 신기록으로 당당히 우승했죠.
보스턴 마라톤 최초의 동양인 우승자였습니다.

무엇보다 최초로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터라
국민들에게 주는 의미가 남달랐죠.

“한국의 완전 독립을 염원하는 동포들에게 이 승리를 바친다.”
서윤복 선생의 우승 소감

#.5
귀국한 그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김구 선생은 손수 족패천하(足覇天下·발로 천하를 제패)라는 휘호를 써 줬죠.

“보스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한국인 농부 이민자들을 만났을 때다.
오랫동안 나라 없는 백성이라고 무시 받았던 그들이 나를 만나러 왔다.
그때 잡았던 농민들 손의 감촉을 잊지 못한다.”
서윤복 선생
#.6
당시 그의 쾌거를 기려 마라톤 제패 송을 제작·배포했던 동아일보는
서윤복 선생과 다른 선수들이 1948년 런던올림픽 마라톤에 참가했을 때도
전국적 모금 운동을 펼쳤죠.
동아일보 직원들도 모금에 동참했습니다.

#.7
“손기정 선배가 베를린에서 우승했을 때는 우리 민족이 일제 하에서 같이 울었어.
서윤복 선배가 보스턴에서 우승했을 때는 해방된 민족으로서 울고 웃었지.
서 선배는 그만큼 국가를 믿었고 투철한 국가관이 있었어.
그래서 우승한 거야.”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함기용 전 대한육상연맹 부회장(87)

#.8
서윤복 선생이 하늘로 떠나던 27일,
한국 육상의 희망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100m 결선에서 10초 07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 육상의 큰 별이 떠나신 만큼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국영

#.9
가슴에 태극기와 KOREA라는 글자를 새기고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마라토너.
뜨거운 민족애로 한평생 질주한 거목이 94년에 걸친 인생 레이스를 완주했습니다.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고(故) 서윤복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2017. 6. 28(수)
원본| 이승건·정윤철 기자
사진 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
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신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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