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선율에 풀벌레가 화답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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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부터 8월 8일까지 사방이 트인 텐트형 공연장서 열려
올해 주제는 러시아 대가의 음악

2016년 열린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2016년 열린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낮 동안 몸을 불살라 더위를 내뿜던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산에서 찬바람이 불어온다. 텐트처럼 생긴 공연장은 사방이 트인 덕분에 실내에서도 산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귀를 기울이자 각종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클래식 선율과 자연의 소리가 하나가 된다. 이곳은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리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의 뮤직텐트 공연장.

공연 중 풀벌레 소리와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제14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다음 달 18일부터 8월 8일까지 알펜시아 리조트 콘서트홀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린다. 매년 특정한 주제를 잡아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위대한 러시아의 대가들’이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등 위대한 작곡가들을 배출한 러시아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제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러시아 음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 ‘대가’일 것이다. 러시아 출신 작곡가들의 위대한 명곡들이 이번 연주회에서 연주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마린스키 오페라단과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자우르베크 국카예프 지휘로 프로코피예프의 코믹 오페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7월 29일)을 한국에 처음 선보인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인 보로딘 콰르텟(7월 27, 29일, 8월 3일)도 처음 참여한다.

개막 공연(7월 26일)은 ‘한중일 콘서트’라는 부제로 열린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등 아시아에서 이어지는 올림픽 대회를 문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키기 위한 바람을 담았다. 김택수의 ‘평창을 위한 팡파르’(8월 2일) 등 위촉곡 3곡도 소개된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2004년 겨울올림픽 유치 목적으로 처음 시작됐다. 내년 올림픽 이후에도 음악제는 계속 열릴 예정이다. 겨울에 열리는 평창겨울음악제는 내년 3회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는 “처음에는 음악가 초청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가 됐다”며 “올림픽 이후에도 음악제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클래식#평창대관령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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