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덥다, 더워… 7월 초 ‘지각 장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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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기나긴 여름’ 예고


2000년 9월 방영된 인기 드라마 ‘가을동화’가 2017년 재방영된다면 ‘여름동화’로 제목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

기후온난화로 여름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9월까지 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 7∼9월 월평균 기온이 평년(1973년 관측 이래 평균) 대비 비슷하거나 높고, 특히 9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밝혔다. 9월 평년 평균기온은 20.5도. 초여름인 6월의 평년 평균기온이 20.8도다.

7∼9월 평균기온은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간(2007∼2016년) 7∼9월 월평균 기온은 24도로 평년(23.4도) 대비 0.6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0년간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1.5도 오른 걸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기상청은 올 7월 한반도가 고기압, 저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흐린 날이 많겠지만 후반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안에 들면서 전체적으로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8월에도 무더운 날이 이어지다가 9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약해지면서 점차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기온은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해 같은 폭염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6월 중순에 불과했던 지난 한 주 전국 곳곳에서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서울과 세종, 경기 충청 전북 일부 지역은 16일 발령된 폭염주의보가 일주일 넘게 이어졌고 18일 경남 합천 밀양, 경북 상주의 낮 기온은 지역 기상 관측 사상 6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일단 올여름에 지난해 같은 이례적인 폭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역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월까지는 비도 평년보다 적게 내릴 것으로 전망돼 경기 충남 등 가뭄 지역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올해 누적 강수량은 186mm로 평년의 50%에 불과하다. 현재 전국에서 농업용수 가뭄 주의 및 심함 단계에 든 곳은 10곳, 생활·공업용수는 14곳.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42%로 평년보다 17%포인트 낮고, 가뭄 피해가 극심한 충남 보령댐의 경우 저수율이 8.8%까지 떨어졌다.

장마는 다음 주 후반인 29, 30일에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월 초쯤 내륙을 비롯한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평년 장마 시작일은 남부 6월 23일, 중부 6월 24∼25일.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상청은 몽골 지역에 고온 건조한 기압이 발달하면서 제트기류를 북쪽으로 밀어냈고, 밀려 올라간 찬 공기가 ‘풍선 효과’처럼 한반도 동쪽으로 불룩하게 내려와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에는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전국에 구름이 많고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린다. 비는 24일 오후부터 내려 25일까지 이어지겠다. 흐린 날씨 덕에 기온도 떨어져 24일 낮 최고 기온은 서울 31도, 전주 30도, 울산 28도로 폭염특보도 대부분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에는 비 오는 지역이 중남부 내륙으로 확대되면서 기온도 더 떨어지겠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장마#가뭄#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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