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 슈즈트리 철거 … 진중권 “예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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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29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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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논란 슈즈트리 철거 … 진중권 “예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깨”
‘흉물’ 논란 슈즈트리 철거 … 진중권 “예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깨”
국내 최초 공중보행로 서울로 7017에 설치된 조형물 '슈즈 트리'(Shoes Tree)가 9일 간의 전시를 끝내고 29일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슈즈 트리는 신발 3만켤레로 이뤄진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미술로, 세계적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작가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신발을 수직으로 매어 늘어뜨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폭포수가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사이사이에는 꽃과 식물, LED전등, 자동차 엔진과 배기통 등의 부품도 있다.

신발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이유는, 서울역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를 되새기고, 서울로가 시민의 발걸음이 모이는 곳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 도시 재생의 의미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하는 뜻이 포함됐다.

황 작가는 “폐기될 수 밖에 없는 서울역고가를 녹색숲으로 재생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며 “서울역고가가 주는 재생의 의미와 폐기될 신발을 통해 우리의 소비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쓰레기를 쌓아 둔 듯 흉칙해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돼 전시기간 내내 흉물 논란에 휩싸였다.

1억여원 들어간 예산도 지나치다고 지적받았다. 전체 1억3000만원 중 뼈대를 만드는데 51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들어갔으며 작업 안전펜스 설치에 2700만원이 투입됐다. 사용된 폐신발은 서울시가 무상으로 제공 받았다. 작가가에게는 재능기부라 비용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반면 상당히 이색적이고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는 “예술이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도발적인 시도”라며 “영구 설치 작품도 아닌데 ‘흉물’이라고 낙인 붙이고 설치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작품과 작가에 대한 ‘폭력’”이라고 평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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