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서 살아남기, 온국민 즐기는 스포츠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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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10대 문화콘텐츠’ 추진
2022년까지 1700억원 투입해 산업화 지원하고 국제 위상 강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태권도의 미래 발전 전략과 정책과제’ 발표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제공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태권도의 미래 발전 전략과 정책과제’ 발표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제공

고대 올림픽에도 있었던 레슬링은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정식 종목으로 경기가 치러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3년 2월 집행위원회에서 그런 유서 깊은 종목인 레슬링을 2020년 도쿄 올림픽 종목에서 ‘잠정 퇴출’시켰다. 그 이유는 ‘수비 위주로 경기를 펼치는 레슬링은 재미없다’는 것이었다. 레슬링은 7개월 후 천신만고 끝에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했지만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여전히 전망이 밝지 못하다.

레슬링이 겪은 수모는 ‘남의 일’이 아니다. 2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와 엇비슷한 일본의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데뷔한다. ‘유사 종목 배제’라는 IOC 원칙상 경쟁관계인 두 격투기 종목 중 하나는 올림픽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특히 ‘재미있느냐’가 기준이라면 태권도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태권도의 미래 발전전략과 정책과제(부제: 문재인 정부 ‘태권도 10대 문화콘텐츠’ 추진 방안)’가 관심을 받고 있다. 태권도에 스포츠 종목을 넘어 문화의 옷을 입혀 국민 모두가 즐기고 참여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태권도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태권도의 산업 생태계 조성, 태권도의 위상과 정체성 확립, 태권도 글로벌 리더십 강화 등을 정책목표로 정했다.

특히 태권도계(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진흥재단)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과제를 2022년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연평균 24%씩 증액해 총 1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태권도계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아동 위주의 태권도장 시스템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올림픽 종목으로서 태권도의 경쟁력이 도전을 받고 있고, 태권도 단체들의 투명성(승품·단 심사비 공개 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하는 가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그동안 태권도 발전을 위한 많은 논의와 계획이 수립됐지만 실행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 마련한 정책들이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태권도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세부 내용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태권도#가라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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